50만배럴 증산 합의…안도감에 WTI 상승 마감
수요 회복 없이 증산시 미국과 치킨게임 우려
당분간 완만한 상승 전망…정제마진에는 부정적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사실상 감산 연장에 합의한 데 대해 국내 정유업계가 유가 변동성 확대 우려가 완화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국가들이 의견 차이를 보이며 유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합의로 인해 당분간 안정적인 유가 흐름을 보일 거라는 게 정유업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서울 시내 주유소 자료사진. 2020.05.25 alwaysame@newspim.com |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OPEC+는 3일(현지시간) 화상회의 형식으로 회의를 열고 내년 1분기 원유 생산량을 현재보다 하루 50만배럴 늘리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OPEC+의 감산 규모는 하루 770만배럴에서 720만배럴로 줄어든다. 당초 올해 4월 합의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감산 규모를 580만배럴로 줄이기로 했지만 감산 규모를 일정부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감산 규모가 유지됨에 따라 시장은 안도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8% 오른 45.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유업계 역시 사실상 원유 감산 연장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화하며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유 생산이 늘어날 경우 재고 부담에 따른 유가 급락 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등 시장은 이번 합의로 인해 이러한 불확실성은 일정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감산 규모가 하루 900만배럴 줄어들 경우 수요 대비 원유 과잉공급을 우려해왔다. 사실상 미국의 셰일가스 등 에너지업체들과 치킨게임이 재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OPEC+는 일단 시장의 수급상황을 감안해 감산량을 일정부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락할 경우 지난 1분기처럼 재고평가손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런 우려는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가 떨어지면 공급이 많다는 의미인 반면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면 업계에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정유업체들의 정제마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상승분에 대해 일정부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유가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할 수 없어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