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공수처 관련법 등 '권력기관 개혁 3법' 공포
"독재 위한 수단? 野 인사들도 과거에 적극 찬성" 반박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를 거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법과 경찰법, 국정원법 등이 공포된 것과 관련해 "한국 민주주의의 오랜 숙원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2012년에 공수처가 설치됐다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며 "역사에는 가정이 없는 것이지만 안타까운 역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랜 기간 권력기관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 침해를 겪어왔던 우리 국민들로서는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일련의 발언들을 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공수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며 "공수처는 부패 없는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20년 넘게 논의되고 추진되어 온 것이다. 이념의 문제나 정파적인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뉴스핌 DB] |
◆ 文, 野 '독재 위한 수단' 주장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워" 반박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야권에서 공수처가 '독재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한 것에 반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제1야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도 공수처를 2004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었다"며 "지금 공수처를 반대하는 야당의 유력 인사들도 과거에는 공수처를 적극 주장했던 분들"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부패 없는 권력, 성역 없는 수사로 우리 사회가 더 청렴해지기를 바란다면, 오히려 공수처가 철저한 정치적 중립 속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야를 넘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수단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돼 왔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는 검찰의 내부 비리와 잘못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그런 장치가 전혀 없었다"며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민주적 통제를 받게 된다면, 무소불위의 권력이란 비판에서 벗어나 더욱 건강하고 신뢰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진=뉴스핌 DB] |
◆ "공수처, 검찰권 약화시키는 괴물 아냐…檢권한 여전히 막강"
문 대통령은 아울러 "공수처는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괴물 같은 조직이 아니다"라며 "공수처는 정원이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에 불과해, 현직 검사만 2300명을 거느리고 있는 검찰조직과는 아예 비교가 되지 않는다. 공수처가 생겨도 여전히 검찰의 권한은 막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의 막강한 권한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국민들은 검찰의 권한에도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 점을 검찰도 받아들이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장 추천과 지명, 청문회 등의 절차를 마치면 정식으로 공수처가 출범하게 된다"며 "공수처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다. 검찰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중립적 운영을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의 구성원뿐 아니라 정치권과 검찰, 언론과 시민사회 등 모두가 함께 감시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국민의 기구, 국민의 공수처가 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