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시나리오…해임 효과 노려"
"文 정권의 좌표 찍기는 대한민국판 '숙청'"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내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 "말이 좋아 '정직'이지 정치적으로는 파면·해임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징계위가 윤 총장에 대해 6개 중 4개 혐의를 인정하며 '정직 2개월'의 결론을 내렸다. 예정된 시나리오로 보인다"며 "해임 결정에 대한 역풍을 피하면서 해임과 다름없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형준 페이스북] |
박 전 위원장은 "숙청(肅淸), 요즘은 북한 관련 뉴스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단어"라며 "정치적 뜻은 조직의 일체성·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직에서 이단의 인물·세력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금태섭 전 의원... 문재인 정권 들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좌표찍기'가 바로 대한민국 판 '숙청'"이라며 "좌표를 찍고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해 들어내는 행태가 가히 폭력적이다"라고 비난했다.
박 전 위원장은 "'K-방역'과 'K-뉴딜'에 이은 'K-좌표찍기'로 네이밍을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절차도 무시하고 오직 쫓아내기 '답정너'"라며 "이건 합리적 이성을 바탕으로 한 상식적 정치가 아니다. 반(反)정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권 지지율은 얼마 전 콘크리트라는 40%선(線)이 깨진 이후 쉽게 반등을 못하고 있다"며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고 일부 진보층의 마음도 싸늘히 식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대 민주주의체제 국가에서 민주·법치·공화의 작동원리를 거스른 채 성난 민심의 파고(波高)를 넘은 정권은 없다"며 "윤석열 총장 정직은 이 정권에 문제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날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혐의를 인정하고 정직 2개월에 처했다. 현직 검찰총장을 징계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징계안을 재가할 경우 윤 총장의 직무는 향후 2개월 간 정지되고 이 기간 보수도 받지 못한다.
정한중 징계위 위원장 직무대리는 "혐의 6개 중 4개가 인정됐다"며 "해임부터 정직 6개월, 정직 4개월 등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과반수가 되는 순간 피청구인에게 유리한 양정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