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독일 기가팩토리 공사에 차질이 생겼다. 현지 멸종위기 보호종인 사막도마뱀(sand lizard, 장지뱀의 일종)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룬하이데에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2020.11.05 [사진=로이터 뉴스핌] |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상급 행정 재판소(Oberverwaltungsgericht Berlin-Brandenburg)는 지난 18일 베를린 남동부에 위치한 그룬하이데(Grünheide)에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재판소는 현지 환경단체인 나부(Nabu)와 브란덴부르크 녹색연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단체는 테슬라가 공장 건설을 위해 이 지역에서 벌목을 하는 등 보호종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곳은 알고보니 사막도마뱀 서식지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개채수가 적어 유럽 여러국가에서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지정됐다.
테슬라가 벌목하는 숲은 사막도마뱀이 겨울을 나는 서식지다. 이곳이 사라지면 종이 생존할 수 없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었다.
테슬라는 일찌감치 이에 대한 조치로 숲에 서식하고 있는 사막도마뱀 등 파충류 동물들을 생포해 다른 곳으로 이전했지만 환경단체들은 그 시기가 수컷 성체 장지뱀들의 겨울잠 때여서 서식지를 이전한 조치는 이들의 사망률을 낮추진 못한다고 반박했다.
재판소는 또 테슬라가 차도 옆에 길게 뻗은 숲에서 벌목을 할 수 없게 했다. 해당 지역 벌목이 공사 건설에 필요하다는 바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는 지난해 그룬하이데를 '모델 Y' 자동차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만들겠다며 기가팩토리 부지로 발표했다. 공사에 약 40억유로(5조4014억원)를 들인 기가팩토리는 내년 여름에 가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사에 제동이 걸리면서 언제 완공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테슬라는 이곳에서 연간 50만대 차량을 생산할 수 있을 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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