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플러스의 상륙을 앞두고, 국내 점유율 1위인 넷플릭스를 비롯해 왓챠, 웨이브는 디즈니의 주특기인 '키즈 콘텐츠'에 바짝 긴장하고 대비하고 있다. 지금의 디즈니를 있게 한 초기 애니메이션부터, 탄탄한 라인업의 전체 관람가 콘텐츠로 전연령대 폭넓게 공략하는 전략을 염두에 둔 행보다.
◆ 왓챠, 12월 키즈 프로필 재편…신규 사업자 쿠팡도 합세
국내 토종 OTT 왓챠는 지난해 12월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족 이용자를 위해 '키즈 프로필'을 개편하고, '뽀롱뽀롱 뽀로로'와 '헬로 카봇 9기' 등 인기작을 선보이며 키즈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육아 환경에 놓인 이용자들이 키즈 콘텐츠를 좀 더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데 포커스를 맞췄으며 서비스 자체를 키즈 전용 모드로 로그인해서 사용할 수 있게 기능을 재편했다. 성인용 콘텐츠를 분리해 어린 자녀를 보호하고 기존에 모바일과 태블릿으로만 접근 가능했던 키즈 프로필을 TV와 웹으로도 서비스 영역이 확장,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왓챠] 2021.01.04 jyyang@newspim.com |
키즈 프로필을 통해 볼 수 있는 콘텐츠도 기존 100여편에서 1078편으로 대폭 늘어났다. 모두 7세 이하 관람가 콘텐츠로, 어린이용 영화부터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덕분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콕 연말, 연시를 보내는 구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특히 '뽀롱뽀롱 뽀로로'와 전세계에 열성적인 팬덤을 거느린 '해리포터 시리즈' 등 킬링 콘텐츠들이 단단히 주목받고 있다.
새로이 시장에 진입한 쿠팡 역시 키즈, 가족 콘텐츠를 폭넓게 탑재했다. 쿠팡이 지난 12월 24일 출시한 '쿠팡플레이'는 쿠팡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다. 월 2900원의 저렴한 멤버십 비용과 이미 500만 가입자를 거느렸다. 쿠팡 와우 회원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영화, 국내외 인기 드라마·예능, 다큐멘터리, 시사교양, 애니메이션, 어학, 입시 강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특별히 다양한 영화, 해외 콘텐츠 외에도 YBM, 대교 등 교육 콘텐츠를 비롯해 교육형 뉴스 콘텐츠 'CNN10'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쿠팡플레이] 2021.01.04 jyyang@newspim.com |
◆ 결국은 '오리지널' 싸움…제작 콘텐츠 다변화 불러올까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이 공식화 된 후로, 국내 3대 통신사는 각자 제휴를 위한 물밑 작업 중이다. 특히나 SKT가 지상파 3사가 합작한 OTT 업체 웨이브가 제휴에 성공할 지 귀추가 쏠리는 가운데, 그 결과에 따라 키즈 콘텐츠 경쟁력을 선점하는 업체가 결정될 전망이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론칭 이후 꾸준히 키즈 콘텐츠 서비스를 늘려왔으나, 직접 제작에 나선 바는 없다. 오리지널 키즈 콘텐츠의 명가인 디즈니플러스와 제휴할 경우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히 '키즈 콘텐츠'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에 맞서자면, 오리지널 콘텐츠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8년 국내 애니메이션 회사와 합작해 '라바 아일랜드'를 제작했지만, 이후로 뚜렷한 콘텐츠 라인업을 내세우지 않았다. 다만 유통 플랫폼으로서는 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장점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포켓몬스터' 등의 인기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국내외 각종 웰메이드 키즈 콘텐츠를 디즈니플러스에서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21.01.04 jyyang@newspim.com |
현재 해외 디즈니플러스에는 코로나19로 국내 극장 개봉이 밀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이 이미 지난 크리마스 시즌에 공개됐다. 수십년 간 애니메이션 명가로 소문난 디즈니, 픽사의 오리지널 작품을 먼저, 독점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위가 확고하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입성을 압두고, 콘텐츠 다변화 승부수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업계에서도 바로 이 점을 짚었다. 국내 OT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르 영화, 드라마 위주였던 제작 콘텐츠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육아, 교육 콘텐츠에 수요가 높아졌다. 단순히 흥미 위주의 키즈 콘텐츠를 넘어 더 다양하고 다변화된 콘텐츠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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