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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정치금융] (上) 초헌법적 '이자 금지'..."주주이익 침해 배임 우려"

기사입력 : 2021년01월21일 11:08

최종수정 : 2021년01월21일 18:03

더불어민주당 '이자 멈춤법' 추진…공적자금·예대마진 근거
"주주 이익 제3자 제공 '배임', '국민 재산권 보장' 헌법 위배"
코로나 특수 '쿠팡·배민' 제외…"구성원에 내놓아라 안돼"

[편집자] 정치권이 이익공유제를 추진하면서 대출이자 상환 유예 조치 재연장은 물론, '이자 금지'라는 전례가 없는 방안까지 꺼냈다. 이미 대출금리 인하와 같은 가격통제를 시행하고 있고, 신용대출이 늘어났다며 대출을 중단시키는 일도 발생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강제로 내리는 일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자 잘잘못을 따지기도 전에 100% 배상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제는 이자금지라는 초헌법적 방안까지 나오면서, 금융권에서는 관치금융을 밀어내고 도를 넘어선 정치금융이 비판이 크다. 시장의 우려를 들어본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 이익공유제' 일환으로 '이자 멈춤법'을 추진하자 은행권은 "초헌법적 발상"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특수를 누린 것으로 평가되는 플랫폼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익공유제 일환으로 은행권을 대상으로 하는 '이자 멈춤법'을 논의 중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사회 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종합해 이달 안으로 당국 협의가 끝난 것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자 멈춤법을 추진하는 주된 배경은 두 가지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은행이 정책금융 지원과 과거 공적자금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자 멈춤법을 추진할 근거가 있다"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커 마진도 많다"고 말했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은행권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 88조원(공적자금 Ⅰ+Ⅱ)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년 원내대표와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01.21 leehs@newspim.com

◆ 회사 이익 제3자 제공으로 손실, 배임죄 해당

하지만 은행권은 이자 멈춤법에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A은행 법무팀 관계자는 "은행에 공익적인 역할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법상 회사"라며 "주주에 귀속돼야할 회사의 이익을 제3자에 제공할 경우 결과적으로 주주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제3자에는 재산상 이익을 취하게 해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변호사도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부연했다.

예대금리 차이가 크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조달금리에다 임금, 임대 등 업무원가, 세금 등이 더해져 결정된다"며 "특히 요즘은 오픈뱅킹 등의 요인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금리를 많이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은행권도 코로나 금융지원 여파로 올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작년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차주들의 채무 상환능환 악화로 금융회사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대출만기, 이자유예 정책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 쿠팡·배달의 민족은 제외, 코로나 수혜 형평성 문제

민주당이 이익공유제 대상에 코로나 특수를 본 것으로 평가되는 쿠팡, 배달의 민족 등의 플랫폼 기업은 제외하는 방향을 논의 중인 것도 은행권 불만을 키우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이들이 매출 증가와 달리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C은행 관계자는 "손실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수를 본 기업을 대상에서 제외하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은행도 공익적인 역할을 다하기 위해 그 동안 소상공인 이자보전대출, 대출만기 연장, 출자 등 적극적으로 코로나 금융지원에 나서왔는데, 그럼에도 이 부분은 감안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자를 깎으라며 은행 팔을 비틀고 임대인에는 임대료를 깎으라는 등 사회 구성원에 내놓아라는 정책은 실패한다. 사례가 다양한데 일률적으로 더 가졌으니 내놔라 하는 식의 접근은 근본적인 해결 방식이 아니다"라며 "필요하면 한시적으로 세금을 걷어서 재정으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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