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센서 등 8인치 웨이퍼 생산 반도체 수요 급증
공장 98% 돌려도 수요 못 따라가...수주잔고 확대
2019년 이어 지난해도 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률 29%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DB하이텍이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센서, 전력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가 견조한 수요를 보이면서 이를 생산하는 DB하이텍에게 수혜로 이어졌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9379억원과 268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 48%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29%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었지만 DB하이텍은 2019년에 이어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는 시기로 보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DB하이텍 실적 추이. 2021.01.25 sjh@newspim.com |
DB하이텍은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이미지 센서 등 8인치 웨이퍼에 특화된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PMIC는 전력을 변환, 처리, 제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반도체로 충전이 필요한 전자제품에는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IT 기기가 고도화 될수록 필요한 PMIC 개수가 늘어난다.
이미지센서 또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숫자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1~2개 수준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중저가폰에도 2~3개 카메라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DB하이텍 측은 "스마트폰 및 TV향 전력반도체와 센서 등 시장이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물량을 늘려가고 고객을 다변화하는 등 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 잔고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3분기 기준 DB하이텍의 수주 잔고는 8만4439장 지난해 말 수준(8만9641장)과 비슷할 정도로 늘었다. 4분기 수주가 마감되지 않았음에도 잔고가 연말 기준에 맞먹을 정도로 커진 것이다.
총 수주 규모도 커졌다. DB하이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총 수주 규모는 2017년 114만2074장, 2018년 122만6315장, 2019년 132만1251장 등 매년 7% 수준으로 증가했다.
잇단 수요 증가에 DB하이텍은 생산 캐파를 늘리고 가동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지만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DB하이텍의 생산 능력은 2015년 10만장이 채 안됐으나 2018년 11만7000장, 2019년 12만2000장에서 올해 12만9000장으로 늘었다. 가동률도 98%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수급 불균형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DB하이텍이 실적 도약을 이루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DB하이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0.13㎛(마이크로미터) 이하 제품의 가격대는 지난해 기준 평균 315~1033달러였는데 올해 3분기에는 최고 가격이 1500달러로 올랐다. 0.18㎛ 이하 제품 또한 252~1647달러에서 올 3분기 1679달러로 늘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시작됐다. 지난 4분기 UMC, 뱅가드(Vanguard) 등이 8인치 가격을 10~15% 인상했고 올해에도 20% 이상 추가 인상할 것으로 파악된다"며 "DB하이텍도 가격 인상을 제시, 올 1분기부터 본격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DB하이텍이 올해 수주 물량까지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에도 환율 등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는 한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DB하이텍 예상 매출액은 1조14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9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정 효율화로 캐파를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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