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금융지주 '배당 20%' 강요..."외국계투자자, 투자 철수 개시"

기사입력 : 2021년02월02일 15:49

최종수정 : 2021년02월02일 15:49

외국인들 배당 20% 이하로 축소할 것으로 봐
IR 창구들 외국계 항의, 주주들에게 서신 보내
오는 4일 KB금융 실적 발표 이후 '배당 공시' 예정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금융당국의 '배당 20% 축소 권고'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은행 업계에선 이번주 실적발표에서 배당 규제 윤곽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더욱 커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의 투자자관리(IR) 부서에는 예년과 달리 투자자들의 배당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들은 "작년 실적도 좋다는데, 배당을 일괄적으로 20%로 묶는다는 게 납득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례 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권고안은 국내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이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실시하라는 것이 골자다. 이는 올해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금융위를 거쳐 배당 지침이 공식 권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에서 '배당 축소' 결정은 금융지주에 큰 타격이다. 배당이 줄어들면 주주들의 매도 움직임이 커지고 주가가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을 제외한 대다수 금융지주에선 외국인 주주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어 이같은 국내 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신한지주는 2019년 1월말 외국인 투자자가 67.2%에서 올해 2월 1일 58.3%로 줄었다. 3년 만에 8.9%포인트(p) 감소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70.2%에서 67.2%로 3.0%p 감소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7.5%에서 25.0%로, KB금융은 68.6%에서 66.3%로 줄었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들은 일단 20% 배당을 수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국이 은행의 향후 건전성을 '스트레스테스트' 방식 결과를 통해 이례적일 만큼 자세하게 설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지주사의 배당성향은 우리금융지주 27.0%, KB금융지주 26.0%, 신한지주는 25.97%, 하나금융지주 25.7%였다. 권고대로라면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이 5~7%p 줄어드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구체적인 발표 이전부터 내부에서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고 관련부서에서는 주주들에게 서신을 보내는 등 꾸준히 소통 작업을 해왔다"며 "이미 권고안을 고려해 구체적인 윤곽은 다 잡아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권사의 연구원들은 이미 금융지주들이 2020년 배당성향을 20% 이하로 낮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지고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금융주 이탈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배당 축소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시장에서는 이미 배당축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당 축소에 이어 이익공유제 참여 요구까지 이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격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배당 축소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추가 여력 확보 차원으로 설득할 수 있지만,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이익공유제는 설득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의 입장이다.

여당에서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이익을 본 업종이 은행권이라며 은행이 이익공유제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며 돈을 벌었으니 곳간을 풀라는 것이다.

오는 4~5일에 금융지주는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역대 최대의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4일 KB금융은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배당에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을 할지가 관건이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KB금융은 배당 공시를 할 예정이다. 이때 당국의 권고 여부를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KB금융이 먼저 배당을 결정하는 것에 따라 다른 금융지주들도 이를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사의 사정에 맞게 배당을 결정하는 게 맞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당국 이슈이다 보니 타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후에는 배당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구 연구원은 "오히려 은행 실적이 발표되면서 배당 축소 여부가 결정되고 나면 악재 기반영으로 인해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관리 권고안이 6월말까지 적용되는 한시적인 규제인만큼 올해도 중간배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2021년 총 배당성향은 25~26%로 정상화를 기대한다"며 "하반기에는 자사주매입을 포함 보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jyo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