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국감 문제 제기 후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와 협의
대청도‧소청도, 전 부대 상수도 전환 완료 단계
백령도, 전 부대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해 10월 서해 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에 위치한 해병부대들이 상수도원의 상당수를 심정(우물)에 의존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로부터 3개월여가 지난 2021년 2월 현재, 일부 지역은 전 부대 상수도 전환이 이미 완료되는 등 서해 5도 지역 해병부대들의 상수도원 개선이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4일 해병대사령부로부터 '서북도서 해병부대 급수시설 개선 추진현황'을 제출받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해병대는 인천광역시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서해 5도 연평부대의 상수도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일부 지역은 전 부대 상수도 전환이 완료됐고, 일부 지역은 현재 상수도 전환을 협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사진=국방일보] 2020.10.07 photo@newspim.com |
◆ "6여단 전체 상수도원 78%가 우물‧연평부대는 상수도 사용 비율 0%"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해병대가 강대식 의원에게 제출했던 '서해 5도 부대들의 부대별 상수도원(음용수 공용) 공급 현황'을 보면, 6여단(백령도‧대청도‧소청도)은 전체 상수도원의 무려 78%를 우물에 의존하고 있었다. 상수도를 사용하는 비율은 20.8%에 불과했다.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직접 사용하기 힘든 바닷물로부터 염분을 포함한 용해물질을 제거해 순도 높은 음용수 및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을 얻어내는 '해수 담수화시설'을 사용하는 비율도 1.2%가 전부였다.
연평부대(대연평도‧소연평도)의 경우에는 전체 상수도원 중 우물의 비율이 33.3%로 6여단보다는 낮은 편이었지만, 상수도를 사용하는 비율이 0%로 조사됐다. 나머지 66.6%는 해수 담수화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최전선을 지키는 해병부대원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 열악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심지어 일부 지역 상수도에서는 '흙탕물이 나왔다'는 제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해 5도 지역 해병부대 상수도원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촉구됐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은 지난해 10월 계룡대 해군본부를 찾은 강대식 의원과 만나 "서해5도 지역은 지리적 특성에 따라 설비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래도 현대화를 위해 오래 전부터 노력하고 있다. 인천시를 비롯해 지자체에서 상수도원을 건설해 수질을 제고하려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해병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서북도서 상수도 공급과 관련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남동부수도사업소 등 관련 기관들과 협의, 현장 실무토의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협의 결과, 백령도는 북포리 관사 127세대 및 간부숙소 525실 상수도 전환을 이달 내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직 전 부대 상수도 전환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해병대는 인천시 등과 전 부대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대청도는 전 부대, 관사 및 간부숙소 상수도 전환을 오는 6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소청도는 이미 전 부대 상수도 전환이 완료됐다.
[연평도=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이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지상, 해상, 공중에서 모든 적대행위 중단을 시작한 지난 2018년 11월 1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 연평부대, 주민 동의 등 문제로 아직도 상수도 공급 계획 없어…해병대 "추가 협의 진행"
다만 연평부대가 있는 대연평도와 소연평도의 경우에는 아직 상수도 공급 계획이 없다.
대연평도는 올해 지자체가 해수담수화시설을 신축, 2022년 6월부터 시운전을 시작할 예정인데, 이때 관사 및 간부숙소, 일부 부대에 대해 상수도 전환이 이뤄질 예정이다. 해병대는 "추후 전 부대 상수도 전환을 추가로 검토할 것이며 이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연평도는 마을 이장 및 주민측의 동의 등 협의 과정이 긍정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에 따르면 소연평도의 경우 3월까지 소연평도 마을 이장과 상수도 전환을 협의할 예정인데, 상수도 수량 관련 검토 후 주민측이 동의할 경우 상수도로 전환한다.
해병대는 이날 상수도사업본부와 추가 협의를 진행한다. 해병대는 "이날 백령도와 대연평도 군부대에 대한 상수도 공급 확대방안을 논의한다"며 "향후 각 부대별 실무협의회를 통한 상수도 공급확대 협의를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앞으로도 서북도서 장병과 군 가족 복지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병대는 "인천시 등 관련 기관과 적극 협의를 통해 서북도서 장병 및 군 가족의 먹는 물 급수시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대식 의원은 "서해5도는 다른 근무지에 비해 근무환경이 열악한 상황이었는데, 급수시설 개선 추진으로 서북도서 장병 및 군 가족에게 안정적이고 위생적인 급수공급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