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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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과거 은행에 돈을 맡기면 두 자릿수의 이자를 제공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인생 2막에 접어든 이들은 물론이고 30~40대 직장인들조차 이 같은 '횡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월가의 의견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아니라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난 주요국 부채부터 좀비 기업들 급증까지 금리인상을 가로막는 장벽이 상당수라는 지적이다.
저금리 여건은 은퇴 자금 운용을 더욱 어렵게 한다. 수익률 확보를 위해 일정 부분 위험자산을 편입하지 않을 수 없지만 손실 리스크를 피해야 하기 때문.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투자자들이 추천하는 상품이 인덱스 펀드다.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워렌 버핏 역시 개인 투자자들이 일순위로 가져야 할 상품으로 인덱스 펀드를 꼽는다.
대표 지수를 추종하며 주식시장 전반의 등락을 반영하는 인덱스 펀드는 주식형 상품 가운데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은퇴 자금을 굴리는 데 제격이라는 것이 월가 구루들의 얘기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인덱스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수익률을 안겨줬을까.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에 따르면 연 9%의 주가 상승을 전제로 매주 100달러씩 관련 상품에 투자했을 때 5년간 투자자들이 손에 쥔 금액은 3만1121달러로 파악됐다.
같은 조건으로 10년간 펀드에 투자했을 때 원금과 수익금은 총 7만9003달러로 불어났고, 20년 뒤에는 26만6033달러로 뛰었다.
투자 기간을 30년과 40년으로 늘릴 경우 내 펀드에 모인 은퇴 자금은 각각 70만8799달러, 175만6989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작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장기간 펀드 매입을 꾸준히 늘릴 경우 시간이 돈을 벌어 주는 효과가 작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20대 중반 직장에 취업한 직후부터 은퇴 시점까지 인덱스 펀드에 착실하게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백만장자로 인생 2막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배 급등할 종목을 발굴하느라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넉넉한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인덱스 펀드의 또 다른 투자 매력은 저렴한 비용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특정 섹터를 겨냥하는 주식형 펀드나 원자재를 포함해 그 밖에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에 비해 운용 보수가 매우 낮다.
버핏이 대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인덱스 펀드가 가장 훌륭한 상품이라고 강조한 것도 제한적인 투자 리스크와 함께 낮은 비용 때문이다.
비용은 장기간 투자할수록 커다란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수 십년에 걸쳐 은퇴 자금을 운용할 때 특히 유리하다.
주식형 뮤추얼 펀드 이외에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상품이 상당수에 이른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인덱스 펀드의 강자로 꼽히는 뱅가드가 2010년 9월 출시한 뱅가드 S&P500 ETF(VOO)가 꼽힌다.
운용 보수가 0.03%에 불과한 상품은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500개 대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며, 총 운용 자산 규모가 1920억달러에 이른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는 닷컴 광풍이 불었던 1999년 출시된 인베스코 QQQ(QQQ)가 대표적이다.
펀드는 기술주 가운데서도 대형주에 해당하는 나스닥100 종목을 집중 겨냥한다. 총 자산 규모는 1557억달러에 달하고, 지난 5년간 255%를 웃도는 고수익률을 창출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