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공모운용사 74개~75개 정체
라임 도전했으나 라임사태 터져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꾼지 5년이 흘렀지만 공모운용사로 전환하는 전문사모운용사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운용사들이 공모운용사 전환 대신 전문사모운용사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공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는 올해까지 총 75개사로 지난 2019년부터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해 캡스톤자산운용이 공모운용사로 전환했으나 다른 한 곳의 인가가 취소되며 75개사로 유지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지난 2019년에는 사모운용사의 '명가'로 불린 타임폴리오 자산운용 1곳이 공모운용사로 전환했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도 지난 2018년 공모 운용사 전환 신청을 했으나 2019년 환매중단 사태가 터지면서 무산됐다.
공모 운용사 전환은 운용사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꾼 지난 2015년 이후부터 정체되기 시작했다. 공모 운용사는 2016년 74개사, 2017년 75개사, 2018년 74개사로 거의 변함이 없었다. 반면 전체 사모 운용사는 2016년 91개사, 2017년 140개사, 2018년 169개사로 늘고 있다.
전문사모운용사로 등록한 업체가 공모 운용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등록 후 3년의 업력을 쌓아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 2018년 말 이전까지 전문사모운용사의 공모운용사 전환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19년 이후에도 공모 운용사로 전환하는 운용사가 거의 없는 것은 공모펀드에 대한 미지근한 시장의 반응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약 10년간 사모펀드는 268% 성장했으나 공모펀드는 고작 38% 성장하는데 그쳤다.
한 전문사모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는 하나의 펀드에 49인 이상 투자자를 모을 수 있고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의 투자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공모펀드의 위기'라고 불릴 정도로 자금 유출이 빠르기 때문에 사모운용사들이 공모운용사 전환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라임사태와 직접투자 열풍으로 운용업계 전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공모 운용사 전환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운용사가 많지 않다"며 "공모운용사로 전환해도 공모펀드로 흥행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15년 이전에는 인가제로 공모운용사와 사모운용사의 구분이 없었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업력을 쌓아야하는 요건 때문에 공모운용사 전환이 어려웠다"며 "타임폴리오와 라임 등 사모운용사의 선두주자들이 공모운용사 전환을 시도한 것이 2018년이나 2019년 라임사태가 터지며 다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