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음대협 "음저협 권리남용 궁극적 해결돼야"
문체부 음악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에 불복소송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저희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이기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닙니다. OTT업계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소송밖에 없었을 뿐입니다. 보편타당하게 수용가능한 수준의 징수규정이 만들어진다면 언제든 소송을 취하하겠습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OTT음대협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체부에 제기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취소 행정소송에 대해 설명했다. 왼쪽부터 질의응답하는 노동환 웨이브 정책부장,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CJ ENM), 허승 왓챠 PA이사 2021.02.17 nanana@newspim.com |
웨이브, 티빙, 왓챠가 포함된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체부에 제기한 행정소송은 이기려는 소송이 아니라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절차"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OTT음대협 소속 3개사는 이와 관련, 지난 5일 문체부에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처분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말 문체부가 OTT업체들로 하여금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오는 2026년까지 매출액의 1.9995%에 해당하는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내도록 징수규정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저작권료 6~7배 늘어...OTT 목소리 들어달라"
OTT음대협은 소송 쟁점을 개정안 승인의 절차적 위법성과 실체적 위법성이라고 꼽았다.
음악저작물 사용요율을 검토한 음산발위가 저작권 권리자 위원 7인, 이용자 위원 3인으로 구성돼 한쪽에 치우쳐있고 이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도 거부했다는 것이다. 또 동일·유사 서비스에 비해 2~3.5배 높은 요율이 설정돼 평등 원칙을 위반하며 음악사용료 이중지급 소지도 있다고 봤다.
다만 징수규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은 함께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CJ ENM 소속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은 "문체부의 개정안은 효력이 이미 발휘된 상태"라며 "행정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음악저작물 사용료율이 OTT측이 주장하는 0.625%에서 개정안의 1.9%로 높아지면 저작권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고도 했다.
노동환 웨이브 정책부장은 "웨이브 기준 음저협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수용했을 때 저작권료가 6~7배 올라가는 효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음저협 측이 국내 OTT의 저작권료 지불 기준과 비교해 제시한 넷플릭스 사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자체제작 콘텐츠 위주로 구성된 넷플릭스의 경우, 해당 콘텐츠에 포함된 음악의 저작권자도 넷플릭스여서 결국 신탁단체에 낸 사용료가 다시 넷플릭스에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허승 왓챠 PA이사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영상에 포함된 음악을 직접 만들지만, 국내에서는 영상 제작시 저작권 권리를 양도받지 않고 이용허락만 받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이번 소송은 음악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라며 "저희쪽에서는 적극적으로 저작권료 협상을 요구했지만 음저협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갈등이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저협 독점적 지위가 문제...저작권 신탁단체 복수화 검토해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OTT음대협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체부에 제기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취소 행정소송에 대해 설명했다. 왼쪽부터 질의응답하는 노동환 웨이브 정책부장,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CJ ENM), 허승 왓챠 PA이사 2021.02.17 nanana@newspim.com |
OTT 측은 특히 음악저작권 관리에 있어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음저협에 대한 문체부의 관리 소홀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영상을 제작하는 단계에서 영상 제작을 유통·관리하는 종편 및 IPTV가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저작권자와 협상하려 하면 음저협이 나서서 모든 협상을 결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노 부장은 "음저협과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이슈는 OTT만의 문제가 아니고 현재 인터넷(IP)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케이블TV 등 관련된 미디어 사업자들 쪽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체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소홀하므로 저작권 신탁단체 복수화 등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음저협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소되지 않으면 관련 문제는 계속 재발할 것이라고도 했다.
허 이사는 "행정소송을 통해 문체부가 어떤 행동을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왓챠는 스타트업으로서 (저작권 이슈를) 처음 겪었지만, 음저협의 권리남용 문제는 오랫동안 반복돼 왔다. 저작권법의 취지와 저작권자 보호,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궁극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