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국민·유족께 죄송하다" 연신 고개 숙여
청문회 전 불출석 사유서 제출에 의원들 맹비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서 열린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고 진땀을 흘렸다. 그러면서 최근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와 관련해 "국민·유족들께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첫 번째 답변자로 나와 "다시 한 번 최근 몇년간 사고에 대해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유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회사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기술투자 등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 부족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사업장 내에서 19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 노동자 가운데 원청 근로자가 5명, 하청근로자는 14명으로 하청근로자가 3배 가량 많다. 특히나 공교롭게도 최 회장 취임 이후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재임기간 동안 사망자만 14명 발생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02.22 leehs@newspim.com |
이날 최 회장은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집중 타깃이 됐다. 첫 번째 타자로 나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최 회장이 청문회 출석 전 제출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와 관련해 "보험 사기꾼들이나 내는 진단서"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산업재해 청문회를 앞두고 '허리지병'을 핑계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재출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웅 의원은 그러면서 "포스코는 왜 죽음의 일터가 됐나. 최 회장 취임 후 19명이 죽었는데 취임 전인 2017년에는 사망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며 "재해보고서 분석해보니 기본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하청업체 수급도 너무 많았다"고 최 회장을 압박했다.
이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 회장에게 "포스코가 잇단 사고에도 사과와 대책 발표만 반복하고 있다"며 1~2년 일이 아니고 반복해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국민들의 인식을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더 세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거 아니냐"고 몰아 붙였다.
이에 최 회장은 "의원님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무재해 사업장으로 만들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외주사 처우개선에 관심이 없는거 아니냐"며 하청업체 사망 원인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에 최 회장은 "포스코 현장은 생산과 직결된 작업은 본사에서 처리하고 나머지 외주를 주는데 외주 안전사고가 많은건 노후시설이 많은데 면밀히 챙기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마침표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찍었다. 임 의원은 최 회장이 제출한 불참통보 진단서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고 정색했다. 그러면서 "최근 3년간 포스코 산재사망현황을 보면 다양한 사고가 발생했고 회장님 취임 이후 난 사고들이다. 느끼는 바 없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에 최 회장이 "생각이 짧았다"고 답하자 "그게 회장님의 인성"이라고 다시 한번 몰아 붙였다.
특히 임 의원은 협력사 안전관리비를 문제 삼았다. 지난해 206억 수준이던 협력사 안전관리비가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책정됐다는 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최 회장은 "안전관리비는 안전관리비 급여 및 교육비 등으로 책정된 것"이라면서 "협력사 산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후화된 시설 투자가 우선이고 이에 1조원 가까이 투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 정부 측 대표로 나온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의원들의 이어지는 책임 추궁에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관련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조셉 네이든 쿠팡풀민먼트서비스 대표이사. 2021.02.22 leehs@newspim.com |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내건 산업재해 절반감축을 문제 삼으며 "문재인 정부 임기 초 918명이던 산업재해 사망자가 4년간 8.5% 줄어드는데 그쳤다"며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산재가 줄어들 것이라는 장비및 전망만 내놓고 있다"고 정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이에 이 장관은 "그동안 산재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작년의 경우도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더 이상 감축하기 힘들었다"면서 "중재재해법 이후 올해 새로운 정기를 마련했고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정부가 약속한 산재사망 감축 목표는 작년 대비 20% 수준이다.
이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올해 산재사망자 20% 감축 목표를 설정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요 기업들의 산업안전보건관리체계나 근로자들의 의식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장관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면서 "통계상 소규모 사업장 산재사고가 많은데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스스로 위험요인을 찾아 낼 수 있도록 하고 컨설팅이나 밀착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최 회장 외에도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등이 채택돼 청문회에 출석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