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계와 직선 1km, 여의도와 12km 거리
3기 신도시 중 최대 면적과 공급물량 장점
수도권 서남권 주택수요 분산 기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정부가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를 3기 신도시로 지정해 대규모 물량공급에 나서자 서울 주택수요가 분산될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광명·시흥 택지지구의 최대 장점은 입지다. 서울 경계와 최단 거리로 1km에 불과하고 여의도까지 12km 거리다.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주택공급이 대규모로 이뤄지면 서울 거주자가 이 지역으로 이동할 여지가 많은 것이다. 신도시로 조성돼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것도 경쟁력이다. 서울로 몰리는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 그 만큼 집값 안정화도 기대할 수 있다.
◆ 서울 구로와 직선 1km, 여의도 12km 거리
24일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흥지구의 3기 신도시 지정이 향후 서울 주택수요가 분산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광명·시흥지구 북쪽으로는 양천구가 있고 동쪽으로는 구로와 금천구가 있다. 사업지 북측 끝과 구로구는 직선거리로 1km 남짓이다. 사실상 서울과 맞닿은 입지로 서울에 직장을 둔 수요층의 관심이 많은 지역이다. 여의도는 12km 거리로 자동차로 30~40분대 이동이 가능해 3기 신도시 중 가장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명역 부근 중앙공인중개소 대표는 "이번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는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광명과 시흥 일대 기존 정비사업의 개발도 대거 이뤄지고 있어 신도시 조성이 끝나면 서남부 대표 거주지로 자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발 면적이 넓어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의도 면적(약 380만㎡)의 4.3배 규모로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이며 1·2기 신도시를 포함해도 6번째로 면적이 넓다. 거주 인구가 많으면 향후 교통 인프라와 생활 편의시설이 크게 개선되는 게 일반적이다.
공급 가구도 총 7만 가구로 3기 신도시 중 최대치다. 앞서 지정된 지구는 ▲남양주 왕숙1·2 6만9000가구 ▲고양 창릉 3만8000가구 ▲하남 교산 3만4000가구 ▲부천 대장 2만가구 수준이다. 입지적 장정에다 넓은 개발면적을 바탕으로 단숨에 3기 신도시 최대 선호지역으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광명·시흥지구는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노은사동 ▲가학동과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일대를 개발해 조성된다. 총 면적 1217만㎡ 규모다.
정부가 신규 택지지구 지정을 추진하자 1순위 후보로 거론됐다. 최대 10만 가구 조성이 가능한 부지인 데다 서울과 근접한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수차례 개발 문턱에서 무산된 경험도 있다. 2010년 보금자리주택 예정지구로 지정됐으나 2015년 지정이 해제됐다. 같은 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중단됐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과 함께 3기 신도시 지정이 유력하게 검토됐다가 막판 제외되기도 했다.
서울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 확충이 함께 추진된다. 그린벨트와 농경지, 저층 주거지를 대규모로 개발하는 만큼 당장 주거생활에 필요한 교통망은 없다. 국토부는 사업지 남북을 잇는 경전철 설치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1·2·7호선과 현재 건설·계획 중인 신안산선, GTX-B, 제2경인선(예비타당성 조사중) 등과 연결해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주택 분양은 2025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지구지정을 끝내고 2023년 지구계획에 들어간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입주자 모집이 이뤄진다.
◆ 검증된 입지로 수도권 서남권 수요 분산 기대
전문가들도 광명·시흥지구 개발이 대체로 주택수요 분산에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
시장에서 공급확대 시그널(신호)로 인식할 공산이 크다. 2·4대책에서 발표된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이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토지주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주택공급에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이에 반해 신규 택지지구 조성은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크다. 주택 대기 수요자들이 당장 내 집을 마련하기보다는 정부의 주택공급 추이를 지켜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광명·시흥지구는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입지적으로 장점이 많은 지역"이라며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주택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과 달리 공급 현실화가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주택공급 신호로 인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광명·시흥지구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 항상 개발 1순위로 거론된 지역"이라며 "교통망 확충은 지켜봐야겠지만 출퇴근이 편리한 여의도와 구로, 가산 등의 수요가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