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핀제거술도 약관상 수술 해당
삼성생명, 유사 사례 소송 결과 기다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A씨는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 뼈 변형)으로 삽입했던 핀제거수술(발정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A씨와 유사 청구건으로 법원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보류했다. A씨는 다른 사람이 청구한 보험금과 본인의 청구건은 개별 사안이라 보험금 지급 보류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보험금 청구건은 약관에 따라 각각 개별 건으로 보고 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유사 청구건이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것은 '작성자불이익원칙'에 위배된다. 즉 명백한 법리적 해석이 나오기 전까지는 약관이 우선이다. 이에 유사 청구건이 소송 중이라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삼성생명은 이를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유사한 청구건이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삼성생명] |
A씨는 지난 2000년에 '여성시대건강보험'에 가입했다. 무지외반증은 여성만성질환(분류번호 M20, 발가락의 후천성 변형)으로 구분된다고 약관에 명시됐다. 즉 질병 중 하나라는 것이다. 또 약관에는 여성만성질환으로 수술 받으면 수술보험금을 지급하다고 적혀 있다.
무지외반증은 질병으로 구분, 재해가 아니어서 각각의 수술마다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즉 질병 치료를 위해 뼈를 고정하는 핀을 삽입하는 수술을 할 때 1번,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 또 한 번 수술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도 과거 A씨와 동일한 쟁점으로 조정결정서(조정번호 제2016-5호)를 냈다. 분조위는 삽입했던 핀을 제거하는 2차 수술도 수술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즉 약관 해석 결과 분조위는 1차·2차 수술에 대해서 보험금을 각각 지급하라고 결론 낸 것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분조위의 유사 결정과는 다른 판단을 했다. 보험금 지급 지연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더라도 당분간 보류하겠다는 것. 단순 핀 제거술(2차 수술)로 수술보험금을 2회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지에 대해 법원의 해석을 받아본 후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조위의 결정은 권고일뿐 법적 효력은 없다. 이에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핀 제거술과 관련해 약관 해석을 명확히 하겠다는 게 삼성생명의 복안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9년 5월, 2020년 8월 무지외반증 2차 수술보험금과 관련 소송을 진행, 2건의 소송 모두 1심에서 승소했다. 현재 2건의 소송 모두 2심을 진행 중이다. 이에 2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보험금 지급 심사를 보류 중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금 부지급 결정이 아닌 현재 법적 분쟁 중이어서 보험금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며 "패소할 경우 최초 보험금 접수일로 계산해 지연이자까지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본인의 청구건이 소송으로 이어져 보험금 지급을 보류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청구건으로 보류하는 것은 약관법에 따라 부당하다"며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지연이자까지 포함해 보험금 지급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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