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견제' 박철완 사내이사 선임 찬성은 '변수'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간 주주총회 안건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 측 주총 안건에 힘을 실어줬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 이어 국민연금도 박 회장 측을 지지하면서 오는 26일 주총 표 대결은 박 회장 측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에 대해 현 경영진 견제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 찬성하면서 막판까지 긴장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호석유화학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전날 제10차 회의를 열고 금호석유화학 주총 안건인 배당안, 정관변경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안 등 모든 안건에서 박 회장 측에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
반면 박 상무 측의 안건에 대해서는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만 찬성하고 나머지 고배당과 이사회 구성 등 안건에는 반대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배당안이다. 박 회장은 주당 4200원·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4250원을 제시했고 박 상무는 주당 1만1000원·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1만1050원을 제시했다.
배당안은 앞서 의견을 내놨던 의결권 자문사들도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렸던 부분이다.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쉽진 않다.
회사 측 안에 찬성한 ISS는 "박 상무 측이 제안한 배당안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 때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 반면, 박 상무 측 안에 손을 든 서스틴베스트는 "회사는 장기간 동종업체 대비 월등한 수익성을 보여왔음에도 불구 잘못된 주주환원 정책으로 저평가에 시달려왔다"고 했다.
이밖에 미국 최대 공적연금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도 박 상무 측에 찬성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사내이사 선임 건이다. 국민연금은 사내이사 1명 선임의 건에 대해 회사 측과 박 상무 측 안건을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 전무를, 박 상무 측은 박 상무 본인을 추천했다. 현 경영진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최대주주인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의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다.
이 밖에 사외이사는 모두 회사 후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 측은 황이석 서울대 교수,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박순애 서울대 교수 등 총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박 상무 측은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 민준기(Min John K) 외국변호사,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교수 등을 후보로 추천했다.
이제 주총까지 남은 이틀 간 회사 측과 박 상무 측 간에 막판 표 결집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박 회장 측 지분은 14.84%다. 여기에는 박 회장과 자녀인 박준경 전무, 박주형 상무 지분이 합해진 수치다.
여기에 맞선 박 상무 지분은 10%다. 그는 우호 지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2대 주주인 국민연금(8.16%)이 회사 측에 손을 들어줬지만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최종 승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