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구본걸 체제 속 '의식주' 아우르는 생활문화기업으로 재탄생
구본걸 회장, 의장직 유지...김상균 신임대표가 빈자리 메워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구본걸 LF 회장이 약 14년 4개월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LF는 앞으로 오규식·김상균 2인 각자 대표 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수장이 10여년만에 전격 교체됐음에도 LF의 사업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구본걸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26일부터 LF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2006년부터 맡아오던 대표이사직을 김상균 신임 대표에게 넘기고 올해부터는 이사회 의장으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3.30 yoonge93@newspim.com |
◆ LF, 구본걸 'M&A'로 의식주 포트폴리오 구축...'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변모
LF는 구본걸 회장 재임 동안 트리플 성장을 일궈낸 인물이다.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LG상사 패션사업부문장(부사장)으로 부임 당시 연매출 5000억원에 불과한 실적을 지난해 기준 1조6105억원으로 3배 넘게 성장시킨 역사를 썼다.
특히 구 회장 체제 속 LF는 사업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높였다. 패션 사업만으로는 더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구 회장의 판단에 따른 전환이다.
이에 LF는 2018년에는 국내 3위 부동산 신탁회사였던 코람코자산신탁까지 인수하면서 의식주(衣食住)를 아우르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변했다.
사업 다각화 시도는 적중해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LF는 코로나19 영향에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13% 감소한 1조6105억원을, 영업이익은 11.6% 감소한 7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속 적자전환한 삼섬물산 패션부문과 코오롱FnC,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 쪼그라든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국내 주요 패션업체와 비교되는 실적이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3.15 yoonge93@newspim.com |
◆ LF, 오규식·김상균 체제 전환...구본걸式 사업 다각화 유지
구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LF는 구본걸·오규식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오규식·김상균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오규식 부회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LF의 전반적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이커머스 사업과 미래 사업 추진을 책임지고 김상균 신임 대표이사는 패션 사업 부문을 맡아 패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F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브랜드·제품력 강화, 유통채널 다변화·효율화, 혁신적인 조직 문화 정착 등 내부 소프트웨어 강화를 골자로 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LF가 새 체제 속에서도 구 회장식(式)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헷지 전략을 유지한다는 부분이다.
LF는 최근 LF컨소시엄을 구축, 오는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전라남도 부지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LF는 190만㎡ 부지에 27홀 골프장과 100실 규모의 호텔 등 각종 레포츠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상균 신임 대표이사는 "LF는 국내 최고의 패션문화기업을 넘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해외 시장 진출과 패션사업 외 라이프스타일 관련 신규 사업 개척을 적극 추진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미래 먹거리 발굴 의지를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 역시 "원래 김상균 LF 신임 대표이사는 패션 사업 부문을 맡고 있었다"며 "신규 선임은 절차상 문제일 뿐, 역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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