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코스피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지수가 우상향 추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주식대차잔고도 동반 증가 추세여서 다음 달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4.3%(종가 기준) 올랐다. 지난달 24일 3000선을 다시 내 준 이후 상승 반전 중이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돌아온 영향이 크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6552억 원 순매수했다. 올해 1월 5조2996억 원, 2월 2조562억 원에 이어 3월에도 1조2405억 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와 관련, "외국인 수급 변화의 기저에는 코스피의 구조적인 매력이 있다"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IT,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제조업 기업과 인터넷 기업이 대거 포진해 있다. 글로벌 경기와 교역 개선, 신재생에너지 육성 산업 등에 대한 기대 강화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원화 강세 압력 확대, 채권 금리 안정, 1분기 실적 기대가 가세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포진해 있는 IT, 신재생에너지, 인터넷 기업들의 매력도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2021년 주식대차잔고 금액 추이 [자료=한국예탁결제원] |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코스피가 상승세에 접어들었지만 대차잔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올 4월 주식대차잔고는 약 11억 주로, 43조7800억 원 규모다. 전달 대비 3677만 주, 6300억 원 늘었다.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주식대차잔고는 10월까지 40조 원대를 유지하다 11월 감소세로 전환, 12월에는 34조 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이달 대차잔고 수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5940만 주이던 것이 지난 15일에는 7600만 주로 27.9% 늘었다.
이경민 연구원은 "5월 3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액티브, 롱숏, 헷지펀드 등 적극적인 투자성향의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재개키로 했다.
다만, 아직은 재개 시점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아 있고, 투자기법상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기에 최근의 대차잔고 증가를 공매도 재개와 연결시키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 재개 이슈가) 전혀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보다는 1140원까지 갔던 달러/원 환율이 안정되는 등 달러 강세가 약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 (외국인 매수와 코스피 상승의) 주된 이유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5월부터 재개되는데 벌써부터 (주식을) 빌리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면서 "또, 새로운 투자기법인데 순수하게 빌려서 숏을 치는 일방향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은 하나는 사고, 하나는 파는 페어트레이딩일 것 같다. 파는 힘도 있지만 반대편에 사는 힘도 같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와 대차잔고는 다른 문제"라며 "금리 상승 우려가 진정되면서 외국인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로 인해) 한국시장이 왜곡돼 있는 시장이라고 인식하는 외국인들이 5월 재개로 그런 왜곡이 해소될 거란 기대감에 미리 진입해두자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선제적인 대응이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순 없는데 (최근 대차잔고 증가를 두고) 굳이 그렇게 연결시켜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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