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고점을 높이고 있지만 월가의 유포리아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주식형 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한편 백만장자들 사이에 공격적인 상승 베팅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와 함께 연초 바닥권으로 떨어졌던 CBOE 변동성 지수(VIX)가 가파르게 반등,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뉴욕증시에서 52억달러에 달하는 '팔자'가 쏟아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에 해당한다. 아울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섯 번째 규모의 매도 기록이다.
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사이 투자자들은 오히려 하락 반전 가능성에 커다란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BofA는 이번 보고서에서 "헤지펀드 업계가 3주 연속 주식 매도에 무게를 둔 데 이어 8주간 매수를 기록했던 이른바 개미들 사이에서도 기류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주까지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자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번주 초 이틀 연속 하락했던 지수가 이날 1% 이내로 상승 반전했지만 투자 심리는 냉각되는 상황이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VIX가 14개월래 최저치에서 바닥을 찍고 18까지 치솟은 것도 불안감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UBS는 투자 보고서에서 "시장 변동성이 상승 반전했고, 넷플릭스를 포함한 대장주의 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과 인플레이션 우려, 여기에 팬데믹 사태의 향방까지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며 "주도주 로테이션이 지속되면서 지수가 고점을 추가로 높일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변동성은 더욱 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10% 가량 올랐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호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별도로 금융 자산이 100만달러를 웃도는 슈퍼 부자들도 주식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E-트레이드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큰손들이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을 최근 확대, 연초에 비해 주가 상승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백만장자들의 현금 비중은 1분기 7%에서 2분기 16%로 크게 뛰었다. 아울러 주식시장 향방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밝힌 이들이 36%에서 42%로 상승했다.
지난해 3월 팬데믹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뉴욕증시가 폭락했을 때 바닥을 점치며 주식 확대로 대응했던 클라이언트퍼스트 스트래티지의 미치 골드버그 투자 자문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뉴욕증시에 대해 비관적"이라며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치솟은 만큼 추가 상승을 겨냥한 베팅보다 일정 부분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6~10%에 달하는 미국 경제 성장 기대감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팔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섹터별로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2조달러에 달하는 대기 자금이 미국 소비 경제에 활황을 일으킬 것"이라며 경제 개방에 따른 수혜 업종이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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