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재산비례벌금제 도입 제안에 尹 비판하며 설전
李 "국민의힘, 소속 의원에 한글독해 좀 가르치라"
尹 "어떤 나라도 안쓰는 방식 제안하면서 은근슬쩍 호도"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제안한 '재산비례벌금제' 도입을 두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과 이 지사의 설전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이 지사는 26일 윤 의원이 재산비례벌금제를 두고 '거짓말'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에게 한글독해 좀 가르치라"고 받아쳤다. 윤 의원은 "먼저 개념을 분명히 이해한 후 국민에게 설명하는 게 중요하지 한글 독해력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수원=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해 7월 경기도청 신관 2층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의무설치 입법 지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2020.07.29 zeunby@newspim.com |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누군가의 발언을 비판하려면 발언의 객관적 내용과 의미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며 "공유한 아래 글처럼 저는 재산비례벌금제를 제안했다. 재산비례벌금제란 '벌칙의 실질적 형평성과 실효성을 위해 벌금을 소득과 재산 등 경제력에 따라 차등 두는 것을 말하고 서구 선진국들은 오래 전에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 윤희숙 의원께서 '벌금비례기준은 재산 아닌 소득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제 글을 두고 '벌금은 재산에만 비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핀랜드는 차등기준이 소득인데 재산기준이라고 거짓말 했다'며 비난했다"며 "재산비례벌금제는 벌금의 소득과 재산 등 경제력 비례가 핵심개념이고 저는 재산비례벌금제를 '재산에만 비례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소득과 재산에 비례해야 함을 간접적으로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1야당 경제혁신위원장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라면 최소한의 양식은 갖추셔야 하고 특히 1380만 경기도민의 공적 대표자를 거짓말쟁이나 무식쟁이로 비난하려면 어느 정도의 엉터리 논거라도 갖춰야 마땅하다"며 "윤 의원님께서 재산비례벌금제의 의미와 제가 쓴 글의 내용을 알면서도 왜곡해 비난할만큼 악의는 아닐 것으로 믿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결국 재산비례벌금제의 의미와 글 내용을 제대로 파악 못한 것이 분명하니 비난에 앞서 국어독해력부터 갖추시길 권한다"며 "국민의힘 국회의원님들께서 사실왜곡과 억지주장으로 정치판을 흐리는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의 언어능력과 비판의 품격을 갖추는데 좀 더 신경 쓰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leehs@newspim.com |
이에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재산비례벌금'이란 재산액에 비례해 벌금을 매긴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제 와서 '내가 말한 재산이란 소득과 재산을 합한 경제력이었다'고 하는 건 단지 '느슨한 해석' 정도가 아니다. 소득과 재산의 구분이 정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에 내는 세금이나 벌금은 소득으로 내기 때문에 소득에만 매기지 않고 재산까지 고려하는 것은 개념의 문제일 뿐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극심한 갈등의 원천이기도 하다"며 "벌금액에 재산을 고려하는 것은 찬반 여부 이전에 이것이 얼마나 큰 철학의 차이, 정책방향의 차이를 내포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만의 하나, '소득과 재산을 합한 것을 그냥 재산이라 불러봤다'고 해도 핀란드의 예를 들면서 '재산비례'라 한 것은 '소득에만 비례'시키는 핀란드가 마치 지사님의 '재산까지 넣은 방식'과 같은 것인양 표현한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안쓰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은근슬쩍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쓰는 방식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은 선거법 위반과 같이 TV토론에서 일단 교묘하게 말한 후 '소극적 부인'과 '소극적 거짓' '적극적 거짓'을 법정에서 다투는 게 아니다"라며 "되도록 분명하게 내용을 설명해 사회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저는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게 벌금액을 감경하는 것에 찬성, 벌금액을 소득이든 재산이든지 그것에 비례시키는 것에는 (지금으로서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그러나 이 문제는 결국 사회적 공감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직하고 분명하게 각자의 주장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작점"이라며 "개념을 분명히 해 독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 나중에 문제 생기면 '내말 뜻이 그게 아니었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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