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합격자, 실무연수 못 받으면 개업 불가
변협 "수차례 발표…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 위해 불가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가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무연수를 예정대로 200명 정원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향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협(회장 이종엽)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예정한 바와 같이 연수인원을 최대 200명으로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신청이 있을 경우 무작위 추첨을 통해 실무연수자를 선정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현행 변호사법에 따라 6개월 이상 법원이나 검찰, 법무법인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연수를 받아야만 법률사무소 개업이나 사건 수임을 할 수 있다. 대한변협의 실무연수는 해당 기관에서 연수를 받지 못하는 합격자들을 위한 제도다. 지난해에는 합격자 1768명 중 789명이 실무연수를 신청했다.
변협은 올해 치러진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수를 1200명 내외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실무연수를 200명으로 제한을 두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22일 합격자를 1706명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고, 변협은 이에 "법조 시장의 수용한계를 뛰어넘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변협 관계자는 "변호사시험 발표 수개월 전부터 연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신규 변호사 숫자는 200명에 불과하므로 연수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할 것임을 수차례 대외에 공표해왔고, 합격자가 1200명을 초과한다면 상당수 신규 변호사가 실무 수습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충분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협의 신규 변호사 실무연수는 의무나 강제사항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열악한 상황에서도 법률사무종사기관을 정하지 못한 신규 변호사들을 최대한 수용해 연수를 제공해왔는데 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이 완전히 중단된 지 2년여가 됐고, 수습 변호사들은 자비를 들여 실무 수습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무수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의 경력 변호사가 관리지도관이 되어야 하고 관리지도관 1인당 수습 변호사 1인이 배정돼야 하지만, 관리지도관 지원자가 부족해 2년 경력 변호사가 무려 대여섯명의 수습 변호사를 지도하고 법률과는 관련 없는 서적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등 부실한 연수가 진행되어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연수인원 200명 제한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 정하고 있는 교육이념, 즉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이라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앞으로 수습 변호사들이 연수를 받을 법률사무종사기관을 구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는 로스쿨 요구만을 반영해 일방적으로 과잉 배출 정책을 강행한 교육부와 법무부의 대중 영합적 정책의 합작품이자 작금의 법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참담한 결과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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