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미국 방문 후 투자 검토
조 바이든 행정부 '바이 아메리칸' 기조에 '눈맞춤'
"미국서 전기차 생산하려면 노조와 협의해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8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전기자동차와 함께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주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구체화하는 것과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기조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등 미래 신사업에 74억달러(약 8조4000억원)을 미국에 투자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로스엔젤레스(LA)를 방문해 현대차 미국 법인과 앨라배마 공장을 둘러보고 24일 귀국했다. 당시 정 회장의 미국 방문에 대해 아이오닉5 전기차의 미국 생산 및 판매 등 현지 신사업 관측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실시간 화상으로 연결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그린 뉴딜 관련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청와대 ] 2020.07.14 photo@newspim.com |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계획은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카' 기조를 맞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 기관의 44만대에 달하는 공용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선언하며 '바이 아메리칸'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또 전미자동차노조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미국의 전기차 시장 육성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미국 법인은 이달 24일(현지시간) 온라인 가상 발표회를 열어 아이오닉5를 미국 시장에 공개하기로 했다. 발표회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미국 법인 제품 기획 및 모빌리티 전략 부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기차 해외 생산 관련 지난달 22일 열린 기아 컨퍼런스콜에서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한국을 생산기지로 하고 지역 수요가 특정 수준 이상 올라오면 현지 생산을 고려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유럽, 북미 정도에서 현지 생산을 고려한다는 기본적인 접근 방법은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를 비롯해 반도체, 배터리 등이 한국의 대표 산업이 바이 아메리칸'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대차의 경우 미국에 전기차를 생산하려면 노조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