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 53.08% 매각...경영권도 넘겨
한앤컴퍼니, 집행임원제 도입..."지배구조 개선·경영 효율화 추진할 것"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불가리스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남양유업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팔렸다.
한앤컴퍼니는 인수 이후 기업체질과 실적을 개선시킨 경험을 토대로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꾀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홍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직원, 낙농가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2021.05.04 mironj19@newspim.com |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 전량과 경영권 일체를 확보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경영 공백 사태까지 불러온 '불가리스 사태'가 터진 지난 달 13일 이후 45일 만이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지난 4일 발효유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논란에 책임을 지고 퇴임했다.
이광범 대표이사도 홍 회장 사퇴 하루 앞선 3일 사임했다. 홍 회장 사임 이후 남양유업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홍 전 회장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넘겼다. 매각가는 3107억원가량이다.
남양유업이 전격 매각을 선택한 것은 더이상 홍씨 오너일가 체제로는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는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남양유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앞으로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한앤컴퍼니(사진 왼쪽)와 남양유업 CI. [사진=한앤컴퍼니] 2021.05.27 nrd8120@newspim.com |
한앤컴퍼니는 2013년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인수해 내실과 경영력을 강화한 뒤 재매각을 성공시킨 선례가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을 인수한 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체질 개선과 내실을 다지고 있다.
또한 한앤컴퍼니는 국내 기반 매물에만 투자하는 대표 사모펀드로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에서 25건의 기업경영권을 인수 투자했음에도 단 한 건의 손실도 기록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에는 한국투자전용 최대 규모 펀드(3.8조원)를 성공적으로 조성하면서 운용 자산은 약 9조4000억원(2021년 3월 기준)을 넘어섰다.
현재 한앤컴퍼니 계열회사의 총 매출은 13.3조원이며, 총 자산 24.2조원에 고용 인력은 약 3만명에 달한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저희는 기업 인수 후 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 왔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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