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12년 3개월간 총리자리에 있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가 물러난다. 야당인 예시 아티드 당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가 민족주의 정당 야미나당의 나프탈리 베네트와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로서 네타냐후는 총 15년간의 집권을 뒤로 하고 현재 사기 등으로 기소된 상태라 형사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극좌 메레츠당에서 극우 민족주의 정당 야미나당까지 아우르는 이번 연정이 이날 극적으로 확정됐다.
이번 연정에서는 좌-우의 중심에는 예시 아티드 당이 있고 이 당의 대표 라피드와 야미나당의 베네트가 번갈아 가며 총리직을 수행한다. 연정 협상과정에서 베네트가 먼저 총리를 맡기로 했다.
이번 연정은 특징은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21%가량을 차지하는 아랍계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정당인 라암(Ra'am)당이 공식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연정 구성이 성공한 배경에는 네타냐후의 부패성이 있다. 연정의 목표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수많은 부정부패로 기소된 상태이고 연정은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를 정치에서 축출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대통령의 연정 승인을 요청하는 서한에서 라피드는 "이번 정부는 연정에 참여하지 않은 쪽도 가리지 않고 이스라엘 전체를 아우르는 정부로서 봉사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연정은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승인을 했기 때문에 다음 절차인 의회승인을 열흘 뒤 즈음에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 승인을 거치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기 총리직에서 퇴각한다. 네타냐후는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 그리고 2009년3월부터 지금까지 12년2개월 등 총 15년 이상 동안 총리직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2년 동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4차례나 총선을 치르는 정국 혼란을 초래했다. 뿐만아니라 네타냐후는 현재 수뢰,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총리직에서 물러나면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연정은 지난 5월 4일로 네타냐후가 연정구성에 실패한 결과이다. 네타냐후는 이후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해 팔레스타인 하마스에 대해 강경한 무력대응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피드의 연정구성을 막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하마스와의 무력충돌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연정구성권한을 넘겨받을 당시 리피드는 최단 시간에 연정을 구성하고 수년간 지속된 정치적 교착상태를 마무리 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 "더이상 서로 증오하지 않는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며 "좌파와 우파, 중도세력이 함께 협력해 이스라엘이 직면한 경제 및 안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번갈아가며 이스라엘 총리를 맡을 나프탈리 베네트(왼쪽)와 야이르 라피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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