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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통팔달 수원의 근대를 걷다"...수원천 따라 흐른 상업중심지

기사입력 : 2021년06월26일 12:27

최종수정 : 2021년06월26일 12:28

3㎞ 2시간 코스...정조 수원화성 축성 후 시장 만들어 경제 활성화
북수문~남수문 물길따라 우시장·팔부자거리·문구거리·통닭거리 생겨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경기 수원시는 사통팔달 수원의 이야기를 포함해 지역 근대사를 따라가는 '수원의 근대를 걷다' 순회전시를 26일부터 7월16일까지 도이치 오토월드 1층 로비에 전시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정조의 애민정신으로 사통팔달 이어지는 물자와 사람이 활발하게 오가는 세 번째 인문기행 코스를 통해 역동적이고 활기찬 수원을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천을 따라 물자와 사람이 활발하게 오간 흔적을 더듬으며 수원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을 되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3㎞ 정도의 코스는 2시간 남짓 소요된다. 그러나 성곽 주변에 모인 다양한 시장 곳곳에서 그 어느 곳보다 활기찬 수원을 느끼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 있기 쉽다.

광교산에서 발원한 수원천이 수원화성 안으로 들어와 화홍문을 지나 흐르고 있는 모습 [사진=수원시] 2021.06.26 jungwoo@newspim.com

◆화홍문~문구거리

광교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흘러 내려오는 수원천은 방화수류정 옆 용연을 끼고 돌아 남북으로 길게 흐른다. '화홍문'의 7개의 무지개 모양 수문을 통해 북쪽에서 들어온 물은 남쪽의 남수문까지 흘러 수원화성을 빠져나간다. 세계유산인 수원화성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절경이다. 특히 7개의 수문을 빠져나가는 물보라를 수원 팔경 중 '화홍관창'이라 했다. 지금은 수량이 적어 평소에 볼 수는 없지만,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물줄기가 쏟아진다. 물길을 따라 모이고 살아갔던 사람들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어 이번 코스의 시작점이 된다.

인근에는 '수원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이 있다. 2004년 개관한 이 곳은 전통무형문화재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는 무형문화재 4인의 활동 및 후학 양성 장소이다. 승무·살풀이춤 보유자 김복련(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 소목장 김순기(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1호), 단청장 김종욱(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8호), 불화장 이연욱(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7호) 선생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950년대 수원천 옆 북수동 우시장터에서 활발하게 소가 거래되고 있다 [사진=수원시] 2021.06.26 jungwoo@newspim.com

건너편 수원천 왼쪽부터 시장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지금은 사라진 '수원 우시장 터'다. 정조가 수원화성을 축조하면서 자재를 운반하기 위한 용도로 소가 많이 늘어났고 성역이 마무리되자 소를 농민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발생한 우시장은 하루 평균 400두가 거래될 정도로 번성해 명천, 길주와 함께 전국 3대 우시장으로 발달했다. 원래 팔달문 밖에서 열렸던 우시장이 성안 북수동으로 들어온 것이 1938년이고, 1962년에는 영화동으로 옮겨졌다. 당시 이 일대에 소여관이라 불리던 대형외양간이 5~6곳에 달했으며,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온 소가 수원역에서 줄지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1978년 곡반정동에서 명맥을 잇다 지금은 사라졌다.

장안동사거리에서 북수동성당, 후생병원까지 이어지는 북수동 옛길은 '팔부자거리'다. 팔부자거리는 수원화성 축조 이후 이주한 백생들의 삶을 위해 정조가 전국에서 불러 모은 팔부자들이 고래등같은 기와집을 세워 모여 살던 곳이다. '호호부실 인인화락(戶戶富實 人人和樂, 집집마다 부자가 되게 하고 사람마다 즐겁게 한다)'는 정조의 의지에 팔부자집 주변으로 입색전, 어물전, 염전, 유철전, 목포전, 상전, 관곽전, 미곡전, 지혜전, 혜전, 유문전, 미전 등 상설 시전이 들어섰다. 100년이 넘게 이어지던 부의 거리는 일제강점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골목 벽화로 그 시절 이야기를 전한다.

팔부자거리 옆, 팔달노인복지관 뒷편 골목은 '문구 거리'다. 학생이 많아지고 각자 준비해야 하는 학용품이 많았던 1980년대 문구점들이 이 골목에 자리 잡기 시작했고 전성기에는 20여 곳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10여 곳이 남아 있어 구경하다 보면 수십 년 전 추억이 깃든 보물을 찾을 수도 있다.

◆매향교~수원 통닭거리

'매향교'를 기점으로 남쪽에는 현재의 시장들이 밀집해 있다. 매향교는 원래 화성을 축성할 때 잡은 물길 위에 놓였던 다리로, 원래 이름은 오교(午橋)였다. 수원화성 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간직한 다리이며, 나무다리였다가 돌다리로, 지금은 다시 콘크리트 다리로 돼 차량도 오간다.

통닭가게들이 모여있는 통닭거리 [사진=수원시] 2021.06.26 jungwoo@newspim.com

매향교에서 수원천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 눈에 띄는 규모의 건물은 '수원사'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 4월 8일 당시 용주사에서 '수원불교포교소'로 세웠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을 지키는 원찰로 삼은 용주사에서 세운 포교당인 셈이다.

건너편 서쪽은 그 유명한 '수원 통닭거리'다. 수원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우시장을 기반으로 한 갈비 외에 통닭이 떠오르게 한 중심지다.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매향통닭, 왕갈비통닭의 원조 격인 남문통닭, 평일 낮에도 만석을 자랑하는 진미통닭, 장안통닭, 용성통닭 등 각각의 독특한 풍미와 맛을 자랑하는 통닭집이 즐비하다. 통닭거리는 특히 지난 2019년 1월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으로 유명세를 더해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통닭거리 구석구석을 지나 도착하는 '팔달문'은 물자와 사람이 활발하게 오가는 사통팔달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원래 탑산이던 팔달산이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조선의 시작인 태조 때로 기록돼 있다. 태조가 개국 후 이고라는 사람을 관직에 불렀으나, "사통팔달로 시야가 트이며 아름다운 이곳에 사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며 사양하자 화공을 시켜 탑산을 그려오게 한 태조는 이를 보고 "역시 아름답고 사통팔달한 산"이라며 팔달산이라고 명명했다. 수원화성의 남쪽 문인 팔달문 역시 이 이름을 따랐고, 사통팔달로 백성을 더욱 살기 좋게 하려는 정조의 깊은 뜻이 담긴 셈이다.

◆수원남문시장~구천동 공구시장

팔달문과 수원천변을 중심으로는 9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수원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대표적인 거점시장인 '수원 남문시장'이다. 보통의 시장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데 비해 수원남문시장은 정조대왕의 어명으로 4일과 9일에 서는 5일장으로 조성돼 문밖 장으로 불렸다. 성안에는 전국의 부자들을 불러 모아 시전을 설치하고, 남문 성밖에는 5일장을 만들어 사통팔달의 중심이 되게 했다. 영동시장 등 9개 시장의 발원인 셈이다. '수원 주막에서 난 소문은 삼남까지 간다'는 말이나 인색하고 얄미운 행동을 일삼는 사람을 '수원 깍쟁이'라고 부른 것 등이 수원이 대표적인 상업 도시였음을 드러낸다. 문밖 장인 수원장은 100년여를 이어지다 1919년 1월 17일 '영동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등록됐다.

수원화성의 남문인 팔달문 밖으로 형성된 문밖장은 수원 남문시장으로 활성화돼 물자와 사람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수원시] 2021.06.26 jungwoo@newspim.com

9개 시장은 주요 취급 품목이 달라 각각의 특색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수원천을 중심으로 동쪽엔 영동시장에서 밀려난 영세 노점상인들이 골목에 자리를 잡고 앉았던 자리에 '못골시장'은 생기가 넘치고, 부도 위기의 상가 운영권을 지켜낸 상인들이 순대를 품목으로 선정한 특화시장인 '지동시장', '미나리광시장'은 두 시장 사이에 정겨운 이웃들이 오가는 곳이다.

서쪽에는 팔달문시장과 남문패션1번가시장(의류, 신발), 시민상가시장(남성복, 여성복), 영동시장(전통한복, 포목, 커튼), 남문로데오시장(갤러리, 표구, 화방) 등이 위치한다.

남문 일대 시장들은 1980년대에 통행이 불편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던 초대형 상권이었으나 대형마트 등에 밀려 고전하다가 현대화사업 등 다양한 지원과 자구 노력으로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시장 구경을 마무리할 즈음에 만나는 '거북산당'은 수원의 대표적인 마을굿 중 하나인 거북산당 도당굿을 행하는 당집이다. 마을의 안녕을 빌던 굿으로 매년 시월 초이렛날 화재가 없고 번영하기를 기원하는 영동시장 당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마지막 아홉 번째 시장은 구천동 공구시장이다. 남문시장 중 하나지만 성 밖 수원천을 따라 구천교와 매교사이에 있다. 한국전쟁 이후인 1960년대 말부터 시장화돼 산업화와 함께 크게 번창하며 1980년대에는 100곳이 넘는 공구 가게가 밀집했다. 현재는 70여 곳으로 줄었지만 유유히 흐르는 수원천 옆에서 50년 넘게 영업해 온 대장간에서 대장장이의 담금질을 구경할 수 있다.

jungw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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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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