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 유령 법인을 설립, 대포통장 190여개를 만들어 범죄조직에 빌려주고 30여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 1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대포통장을 통해 세탁된 범죄수익금은 1조4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상습사기 혐의로 A(40)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B(31) 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2017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령 법인 76개를 설립해 법인 통장을 만들어 주식 리딩사기, 인터넷 도박,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조직에 빌려준 혐의다.
대포통장 대여 일당으로 부터 압수한 마세라티 차량[사진=인천 남동경찰서] 2021.07.07 hjk01@newspim.com |
이들은 최근 3년여 동안 유령 법인 명의로 198개의 대포통장을 개설해 범죄조직에 빌려주고 통장 1개당 월 100만씩 모두 33억85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확인 결과 A씨 등이 범죄에 사용한 법인 명의 계좌는 1138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통장을 이용해 세탁된 범죄수익금은 모두 1조49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또 범죄 수익금을 인출해 범죄조직에 전달하면 그 대가로 인출 금액의 1%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범죄 수익금 중 일부를 부동산 구매나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
경찰은 A씨 등의 범죄 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일당은 계좌가 범행에 연루돼 정지될 경우 혐의를 벗고 다시 이용할 수 있는 매뉴얼까지 공유하며 치밀하게 대포통장을 관리했다"며 "대포통장을 범죄 수익금 세탁용으로 사용한 범죄조직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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