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지귀연 재판부가 판단 뒤집을만한 이유 찾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법원이 12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은 내란 행위"라고 규정한 데 이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재차 나온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관련 사건인데다 여러 증거도 중복되기 때문에 두 재판부가 판단한 내용이 윤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선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서 유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판시하기 전에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죄 성립 여부를 먼저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당일 19시경 대통령 안가에서 김 전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게 계엄군 출동 시각이 적힌 문건을 교부한 사실부터 시작해, ▲윤 전 대통령이 22시 27분경 계엄을 선포하자, 조·김 전 청장이 경찰 300여 명을 동원해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하도록 지시하고 실행한 사실 ▲윤 전 대통령이 12월 4일 00시 30분경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게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취지로 지시한 사실 등을 전제사실로서 조목조목 나열했다.
이어 "윤석열·김용현 등이 일련의 지휘 체계에 따라 다수 군 병력 및 경찰을 동원해 국회·선관위를 점거·출입 통제하고, 그 활동을 제한하려 한 이상 윤석열·김용현 등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 즉 내란 행위를 일으켰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한 전 총리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도 한 전 총리의 내란 혐의를 판단하기 전에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먼저 판단했다. 한 전 총리 재판부는 2024년 3월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 모의 및 준비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윤석열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포고령을 발령하고, 다수의 군 병력과 경찰공무원을 결합하여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했다. 나아가 "12·3 내란은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에 의한 것으로써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는 같은 법원의 두 재판부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죄를 인정한 만큼,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도 유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일주일 뒤인 오는 19일 내란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사장을 역임한 한 변호사는 "법적으로 지귀연 재판부가 앞선 재판부의 판단에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증거가 중복돼 있고 관련 사건이기 때문에 두 재판부가 판단한 내용들이 지귀연 재판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귀연 재판부가 이진관·류경진 재판부의 유죄 판단을 뒤집기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이유를 대야 할 텐데, 딱히 제시할 만한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 변호사도 "윤 전 대통령의 유죄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 것"이라며 "같은 사건에 대해 다른 재판부에서 '내란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온 것이라, (윤 전 대통령) 재판에서 아주 유력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