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남도의회가 통과시킨 학생자지 활성화 조례안을 둘러싸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교육감 출마가 거론되는 후보 간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5월 심의가 보류되던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자치 및 참여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15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조례안에는 학생의회를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일부 경남교육감 출마 후보자들이 "학생의회가 정치적인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왼쪽), 김상권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 상임대표[사진=경남교육청, 학교바로세우기 운동본부] 2021.07.20 news2349@newspim.com |
이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9일 열린 월요회의에서 "반대 측에서 학교가 선거판이 될 수 있다는 이런 부정적인 얘기가 있었는데 선거판이라는 표현은 난장판과 유사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 초등학교에서조차도 직접선거를 통해 학생회장을 뽑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폄훼한다는 것은 교육자로서 제대로 된 인식인가"라고 되물었다.
박 교육감은 "반대 측 우려처럼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건 그 과정에서 교정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일"이라며 "저는 학생의회가 만들어져서 교육감이 학생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함께 교육정책과 학생 복지를 생각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권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자치조례로 인해 학교가 정치판이 될 것이라는 의미는 학교에 어른들의 정치가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더구나 학교가 어른들의 선거판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러면서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조례 제3조에서 학생들이 자치기구 구성과 자율적인 운영의 권리를 갖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학교와 학부모의 허락없이 어떤 학생단체라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아무리 비교육적이고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단체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학교의 허락은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조례 제7조에 따라 경남도교육청 학생의회를 만들면 학생의원에게는 각종 혜택이 주어질 것이고,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학부모는 자기 자녀를 학생의원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할 것이며 결국 학교는 선거판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조례 제5조에서는 학생의회의 정책을 만들고 지원하기 위해 외부 단체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편향된 정치성향의 외부단체가 위원회에 참여해 학생의회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의 정치적 이념이 학생들에게 주입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격했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