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4100 기록…최고치 수혜로 기업가치 3조원대 기대
MSC발 운임 조정 우려…효율성 낮은 노후선박, 방어 부담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을 본격화한 SM상선이 이르면 9월 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업황 지속성 여부 등을 놓고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SM상선의 'SM뭄바이' 호가 수출화물을 싣고 부산신항을 출항하고 있다. [사진=SM상선] |
◆ 신속처리제도 적용돼 추석 전 상장 가능…SCFI 4100 돌파, 최고치 수혜 기대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SM상선은 기업공개(IPO)를 위해 지난 1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
상장은 이르면 추석 연휴 전인 9월 중순에 가능할 전망이다. 상장 적격성 등을 판단하는 예비심사에 30영업일이 소요돼 내달 말 예비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정된다.
일반적으로 예비심사는 45영업일이 걸리지만 우량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신속처리제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금융위원회에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수요 예측과 청약 등을 거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을 앞두고 가장 긍정적인 것은 해운 운임이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기준 4100을 기록했다. 전주(7월 16일) 대비 45.47 오르며 11주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월 사상 최고치(2885)를 기록한 이후 소폭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다시 운임이 급등하는 상황이다.
반면 운임 고공행진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성수기가 시작되는 3분기부터 연말까지 운임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문제는 내년부터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될수록 운임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운임 상승은 상반기에 밀렸던 물동량이 한 번에 겹친 데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가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에 물동량이 몰리긴 했지만 연간으로 따져보면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일부 물동량이 증가한 데 더해 항만 적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이 가운데 적체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 공급과잉으로 운임 조정 가능성…노후선박 많아 방어 부담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난 것도 장기적으로 우려 요인이다. 영국의 선박 가치평가 기관인 베슬밸류에 따르면 올 들어 5개월 간 신규 컨테이너선 주문은 2019년부터 2년 간 총 주문량의 2배에 달한다.
글로벌 해운업계 2위인 MSC가 선박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 해운분석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MSC는 작년 8월 이후 컨테이너선 44척을 주문한 데 더해 중고 선박 60척을 사들였다. 선박 발주를 감안하면 선복량은 현재 410만TEU(1TEU=6m 컨테이너 1개)에서 500만TEU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 71척(68만TEU), 프랑스 CMA CGM가 42척(53만TEU)를 발주했다. HMM 역시 최근 1만3000TEU급 12척 선박을 신규 발주하며 선복량 확대에 가세했다. 업황 우려로 선박 발주를 자제했던 해운업계가 최근 부족한 선박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이 불가피할 수 있다.
반면 SM상선은 글로벌 선사들에 비해 선박 확충이 더디다. 현재 전체 선복은 6만TEU가 채 안된다. 대규모 선복을 갖춘 글로벌 선사들은 운임이 일부 하락하더라도 효율이 높은 초대형 선박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운임 방어가 가능하다.
SM상선은 노후 선박이 많은 것도 부담이다. 최근 투입된 컨테이너선이 2010년에 들어온 선박이다. 대부분 2006년~2007년 투입된 선박을 운영하고 있어 글로벌 선사들에 비해 원가 경쟁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선박을 발주한다는 계획이지만 운임 추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 대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선사들이 올 상반기에 발주한 선박이 투입되는 데 약 2년이 소요되는 만큼 당분간 운임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 해운동맹 미가입 리스크…기업가치 3조원대 기대감도
해운동맹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도 SM상선의 리스크다. 글로벌 해운동맹 2M과 작년부터 미국 노선에서 공동운항을 시행하고 있지만 노선을 함께 운영하는 수준은 아니다. 해운동맹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다양한 노선 투입을 원하는 화주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만 해운동맹 가입 없이 흑자전환에 성공해 미국 증시에 입성한 이스라엘 컨테이너선사 짐라인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M상선도 이런 약점을 감안해 지난 5월 노선을 확장하고 중고 컨테이너선 인수를 추진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실적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13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작년 전체 영업이익 수준을 채웠다. 상장을 통해 2조원 중반대의 기업가치 산정을 기대했던 SM상선은 최근 운임 수혜가 커지고 있어 3조원대도 가능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박기훈 SM상선 해운부문 대표는 "현재의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