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잠정합의안에 반대 51.63% '부결'
노사 재교섭 시작할 듯...임금·우리사주 분배 쟁점
금호타이어 "교섭 일정 미정...원만한 협상에 최선"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여름휴가를 끝낸 금호타이어 노조의 단체교섭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노조는 앞서 노사 간 합의한 2021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임금동결에 따른 불만 해소와 노조 집행부의 임기 종료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5일간의 집단 하계휴가를 마치고 지난 6일 업무에 복귀했다. 휴가 전 실시했던 단체교섭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곡성, 평택 등 국내공장 3곳에서 실시(투표율 91.34%)한 결과 51.63%의 반대로 부결됐다.
노사는 ▲임금 동결 ▲국내공장 고용안정 및 미래비전 ▲광주공장 이전 ▲우리사주 분배(사측 250억원 출연) ▲하계 휴가비 인상 등에 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CI=금호타이어 홈페이지 |
◆ 임금 동결, 해외 공장 증설 "실망"
투표 인원의 51.63%가 잠정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임금 동결과 베트남 공장 증설을 저지하지 못한 점 등이 꼽힌다.
금호타이어는 현 집행부 임기동안 2년 연속 임금이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부는 임금인상 대신 하계 휴가비 인상을 통해 실질적 임금인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반발로 무산됐다.
노조 측은 "45만원 휴가비가 50만원으로 5만원 인상되는 데 5년이 걸렸다. (따라서) 한번에 20만원 인상은 대단히 어렵고 중대한 사안"이라며 "휴가비는 상여금이며 퇴직금, 중도인출, 산재, 휴직 등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돼 임금인상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비는 단체협약이 존속하는 한 지속되기에 임금 크기가 일시금과 비교되지 않으며 정년을 앞둔 선배와 후배들의 퇴직금에도 상승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잠정합의안에 담긴 하계 휴가비는 기존 50만원에서 20만원 인상된 70만원이다.
베트남 공장 증설을 막지 못했다는 실망감도 반영됐다. 다만, 국내 공장이 미래 지향적 제품 생산을 주도하고 핵심 기지 역할을 하는 데 노사가 합의한 만큼 향후 노사 간 의견차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는 당초 베트남 공장에서 트럭·버스용 타이어(TBR)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철회했다. 국내 총 생산 물량을 오는 2025년 기준 2700만본으로 합의하고, 광주 공장의 생산능력(CAPA)을 4만본으로 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사진=금호타이어] |
◆ 임기 2개월도 안남아..."타결 이룰 것"
다시 임단협에 나서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기 내 타결을 선언했다.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오는 9월 말로 다가오면서 협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교섭위원 회의를 통해 향후 재교섭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 임기가 2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교섭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만약 임기 내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고 차기 집행부로 넘어간다면 준비 기간만 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이 시간 끌기를 한다면 쟁의권 발동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재교섭 시 임금 인상과 더불어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있었던 우리사주 분배 문제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2018년 중국 더블스타로의 지분 매각 시 우리사주 조합 또는 개별 임직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상여금 일부를 회사에 반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한 정확한 보상 조치와 일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는 "추가 협상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직 까지 별다른 언급은 없는 상황"이라며 "교섭 날짜를 다시 정해야 하고, 잠정합의안에 대한 의견을 나눠야 한다. 원만한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