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고검장, 직권남용 혐의 재판 시작
"공소장 전제사실부터 문제 있어"…檢기소 비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첫 재판에서 "피고인이 관여한 증거는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고검장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성윤 서울고검장. 2020.10.19 alwaysame@newspim.com |
정식 재판이 아닌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 고검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재판은 프리젠테이션(PT)을 통해 이 고검장에 대한 공소사실을 진술하겠다는 검찰에 변호인이 반박하면서 시작부터 양측이 부딪혔다. 변호인은 "아직 채택되지 않은 증거 및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 의견까지 진술될 염려가 있다"며 반박했고 검찰은 "공소장 낭독은 어떤 방식으로 하든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추후 변호인 측에도 PT를 통해 반박할 기회를 주겠다며 검찰의 진술 방식을 받아들였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이 불명확하거나 길게 작성돼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 없는 공소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피고인이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관여한 증거가 없고 복잡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여 빠른 절차 진행을 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데 피고인이 그들과 공모를 했다는 것인지, 단독으로 범행했다는 것인지 확정되지 않아 방어권 행사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그들은 아직 공소제기가 되지 않아 공범이라고 밝힐 상황이 아니며 공수처로 이첩된 사안도 있다"며 "공수처로 간 것이라면 범죄 혐의가 발견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검장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증거기록과 공소장을 파악해본 결과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에 피고인이 관여한 증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제사실인 출금에 관여한 바가 없으므로 수사외압이라는 직권남용도 당연히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9년 6~7월 경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 검사들이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고검장이 당시 안양지청장 등을 통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에 관여한 이규원 부부장검사(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 검사)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고검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9월 6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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