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영업장, 미용사는 기술·노무 담당…공동운영
퇴직금 지급 여부 논란…1·2심 "근로자 아니다" 무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미용실 헤어디자이너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미용사의 경우 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헤어디자이너에게 퇴직급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근로자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헤어디자이너들과 매달 매출액을 약정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동업 계약을 체결했다. A 씨는 영업장과 시설을 제공하고, 헤어디자이너들이 미용 기술과 노무를 제공하는 형태로 미용실을 공동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후 A 씨는 지난 2005~2018년 13년을 근무한 헤어디자이너 C 씨가 퇴직 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A 씨가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1·2심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C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급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헤어디자이너들마다 매출액을 구분해 정산한 후 약정한 비율에 따라 분배했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에 관해 정한 바 없다"며 "A 씨가 헤어디자이너들을 지휘·감독한 정황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용사들의 영업시간이나 영업방식, 휴무일, 사용도구나 제품 등에 일정한 규칙 내지 공통적인 면이 있는 것은 하나의 미용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병렬적인 동업 관계에서 영업이익 제고, 고객 신뢰와 편의 등을 고려해 형성된 일종의 영업 질서로 보일 뿐"이라고 봤다.
다만 대법 관계자는 "미용사의 경우 근로자성 판단은 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미용실의 규모나 프랜차이즈 여부, 구체적인 계약서의 내용, 실제 노무 제공 방식, 임금 지급 방식 등 운영 형태가 다 다르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안은 미용사에 대한 근로자성이 부정된 사건이지만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