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
"냉정하게 말해 우리가 지고 있다"
"필요 이상 안도 대신 위기 의식"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5%p 패배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이 '2030' 지지에 안도하고 있으나 이들의 투표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15일 오전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과연 경선 과정 중 우리가 젊은 세대의 관심 끌만한 아젠다가 무엇이었냐 한다면 아직까지 하나도 제기한 게 없다"며 "2030세대의 표면 지지율이 높다는 것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 이런 것에 당내에서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들이 투표장을 가게 하는 게 우리의 핵심과제"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9.13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우리가 승리하지 않으면 이준석 개인의 미래도 없고 당도 상당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대전략을 놓고 당대표 취임 후 당무에 임했다"며 "제가 드릴 말씀은 상당히 톤을 다운시키는 비관적 내용일 수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정례 ARS 여론조사들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3~4%p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거꾸로, 우리가 현재 상황에서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거 지역 구도에서 영남 몰표, 수도권 선전, 충청·강원 우세를 바탕으로 집권하던 시절의 모델을 기대할 수 없다. 새 모델은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힌트를 보였던 2030과 결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20대 초반 투표율은 38%, 후반에서는 34%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20대 연령층에서 3명 중 1명만이 투표장을 찾은 셈이다.
이 대표는 "당의 주력 지지층을 편입한 2030 투표율이 낮았다는 점"을 재차 문제점으로 꼽으면서 "앞서 안동에서 발언했던 5%p 구도상 뒤질 수 있다는 말이, 실제로 (정권교체 예측) 수치가 그 정도에 가깝게 나온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2030이 투표장을 나가는 동인을 어떻게 만들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때도 보면 TK 지지율이 80~90% 나온건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며 "그 당시 TK의원들이 전면으로 달려든 것은 '8080'이라고 해서 80% 지지율과 별개로 80% 투표율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건(특정 세대의 높은 투표율)은 경선 과정에서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후보들이 매력도를 발휘해 경선이 끝날 때쯤이면 누가 되든 젊은 사람을 구름 떼처럼 끌고 다녀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유세 과정이 조직, 충성경쟁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유세하는 현장 뒤에 깃발, 손수건과 같은 상징물을 동원한 충성, 조직경쟁이 펼쳐지면 젊은 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사진이 잡히기 잡히고 이 세대들이 괴리를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초선 의원들을 향해 "여기있는 의원들이 (2030세대의) 관심도를 끌어오기 위한 전폭적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며 "김영식 의원만 해도 젊은 세대가 관심 가질만한 이공계 이슈가 많다. 우리가 다소 포퓰리즘적이란 이야기를 듣는다 하더라도 전격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은아 의원은 커뮤니티에 이름이 많이 나오는 등 게임 이슈에 관심이 많고, 윤주경 의원은 광복회장을 보면 얼마나 황당한가. 공정 이슈에 관심 많은데 이분들이 더 중차대한 직책을 맡았다면 더 크게 이슈가 됐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호남에서도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가 늘어난 것에 대해 당의 '서진 정책'에 있어 과거 전개하던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도 피력했다.
그는 "2021년에는 젊은 사람들이 (선거 과정에서) 부모님을 설득하는 양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층에서 여론을 잘 확보하는 게 피가된다"면서 "지역적으로 호남에서도 20대 반응이 시작됐단 건 호남 5060도 젊은 세대에 설득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제가 취임한 다음 5·18묘역에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다만) 취임 후 첫 행보는 새만금, 군산이었다"며 일자리 모델에 대한 관심, 새만금 사업 현장 방문 행보 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5·18묘역에 몇명이 갔냐, 무릎을 꿇었냐 안꿇었냐. 저는 이 것을 넘어서 광주와 여수·순천의 어떤 문제 고민하고 있느냐가 중요하고 본다"며 "젊은세대는 과거와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