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진상조사에 당당히 참석해 결백 입증할 것"
"근거 없는 허위와 왜곡으로 계속 공격하면 고소·고발 불사"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학생들에게 수차례 성희롱을 하고 일명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가 15일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고소·고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이번 의혹에 대한 학교 측의 진상조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홍대 미대 A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지나온 삶을 돌아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공격을 받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며 "강의실과 작업실에서 성희롱 발언과 폭언을 계속했다는 주장은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 교수는 "성희롱 발언의 근거로 추측되는 상황이 있다"며 "지난 4월 한 졸업생이 연락이 와서 점심을 함께 하고 3~4시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배를 피면서 대화를 나눌 곳이 없어서 커피를 사서 오후 2시쯤 밝은 대낮에 망원동 한강공원에 갔는데 그 졸업생의 얘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걸린 문제라 상세히 밝힐 수 없지만 대화 내내 전 무척 당황한 상태였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가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갑질을 수차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A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사진제공= 홍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2021.09.13 filter@newspim.com |
그러면서 "성희롱이라고 주장하는 '날 잡자'는 말은 성적으로 부담스런 대화가 계속되는 것을 듣고 있기 힘들어 자리를 회피하기 위해 '다음에 보자'며 건넨 인사치레였다"며 "'영향력 있는 사람과 잠자리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 '언젠가는 나랑 잘 것 같지 않냐' 등 비슷한 말조차 꺼낸 적 없고, 그저 빨리 자리를 떠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노동착취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얼마 전 실수가 있었다. 제가 준비한 전시공간에서 한 학생이 판매했던 굿즈 수익금 약 8만원을 제때 정산하지 못했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학생들의 노동을 착취하거나 사적 업무에 동원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폭언 및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너무나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하니 일일이 반박하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확인해보면 진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학교 측의 진상조사와 성평등상담센터의 조사에 당당하게 참석해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며 "만약 근거 없는 허위와 왜곡으로 계속 공격한다면 먼저 지금의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외부세력들부터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인권유린을 했다고 지목된 홍익대 미대 A교수의 일부 제자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A교수를 옹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2021.09.13 filter@newspim.com [사진제공=조은재] |
앞서 홍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A 교수가 2018년부터 최근까지 다수의 학생을 수차례 성희롱하고, 사적 업무에 참여하기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동행동 기자회견 이후 A 교수 수업을 들은 재학생·졸업생 17명은 지난 13일 이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수님의 언행은 종종 거칠기는 했지만 인생 선배의 투박한 가르침이었을 뿐 폭언과 노동착취, 권력남용은 결코 없었다"고 A 교수를 옹호했다.
공동행동은 학교 측에 A 교수에 대한 즉각 파면을 요구했으며, 한 달 동안 추가 사례를 모아 A 교수를 고소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피해 학생들 신고가 접수 되는대로 진상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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