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엉덩이 탐정·무야홍·귤희룡이라 부르세요" 애칭으로 표심 잡는 野 주자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네티즌 자발적 움직임·놀이 문화 자리
홍준표·윤석열·원희룡 별명 다채로워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엉덩이 탐정, 무야홍, 귤희룡, 유치타, J형으로 불러주세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무야홍(무조건 야당 대선 후보는 홍준표)' 열풍 등 어느 때 보다 뜨거운 대권 주자들의 '애칭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이미 '별명 부자'로 자리했다. 

과거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은 진중함에 안정감을 주는 이미지 전략을 구사했지만, '정치도 하나의 놀이'로 접근하는 MZ세대의 영향력이 커지며 각 후보들은 스스로를 낮추며 친근한 이미지로 접근하는 애칭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지역 3박4일 일정에 나선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무야홍' '홍준표'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하고 있다.[사진=홍준표 캠프] 2021.09.11 nulcheon@newspim.com

◆ 최대 수혜자는 홍준표…기존 홍카콜라 이어 '무야홍'까지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무야홍'을 연호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과거 MBC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유행어인 '무야호'에서 진화한 '무야홍'뿐 아니라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이라는 별명으로 이어지며 2030 지지 기반까지 탄탄해진 상황이다.

홍 후보를 둘러싼 이른바 '별명 폭포'와 젊은이들의 호응에 대해서는 두가지 진단이 따라온다. 첫번째는 직설화법으로 대표되는 홍 후보의 유머감각과 또 정책적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종합됐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20대의 홍준표 선호 현상에 대해 "특히 20대의 경우 과거 홍준표란 이미지가 없고 아예 무(無)의 공간"이라며 "(앞서 대선 때 그를 알지 못했던) 20대 입장에서 볼 때는 여기 신선한 정치인이 있다고 다가올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종합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후보는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감축하는 것과 함께 입시를 정시 위주로 바꾸고 고시를 부활, 징병제는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 검토하자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맞물려 20~30대를 모두 포괄한 연령대에서 이 같은 현상이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은 것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무야홍의 인기가 연일 커지고 있는 데는 홍 의원이 잇단 당내 갈등 속에도 이준석 대표의 편에 섰기 때문이라는 시각 역시 많다. 무야홍, 준스톤(이준석 당대표의 별명)을 외치는 네티즌들 사이에 '당원가입 인증'이 이어지는 것 역시 맥락을 같이 한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5일 초선의원 공부 모임에서 "당원 가입 인증이 하나의 놀이가 되는 이준석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또한 14일 페이스북에서 " '이준석 마케팅'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준석 대표로 상징되는 20~30대, 중도, 수도권으로의 국민의힘 지지 영토의 확장은 안정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지지율 확장은 대단히 고무적이다"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해 웃고 있다. 2021.09.12 yooksa@newspim.com

◆ 윤석열, 엉덩이탐정부터 윤돌핀까지 수많은 별명 가져 

2030이 대선을 일종의 놀이로 여기고 자발적으로 대선 주자들의 별명을 생산하는 가운데 야당 내에서 홍 후보와 대척점을 이루는 윤석열 후보의 별칭 역시 매우 많다.

윤석열 후보 스스로 자신과 닮은 캐릭터인 '엉덩이탐정'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고, 반려견 '토리'의 이름을 딴 '토리아빠'로의 일상을 공개하는 등 지지자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다만 온라인 정서는 엉덩이탐정이나 토리아빠보다는 '돌고래', 그리고 돌고래에서 인용한 '윤돌핀'쪽에 무게를 더한 모습이다. 가끔씩 '윤스톤'이란 별명도 등장하는데 이는 이준석 대표의 이름 '석'자를 '스톤'으로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름의 글자에서 따온 별명이다. 

윤스톤 외에 온라인에서 종종 쓰이고 있는 돌고래와 윤돌핀은 사실 윤 후보에게는 달갑지 않은 별명일 수 있다. 윤 후보 이외의 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선호하는 별명이기 때문이다. 이 별명은 지난 8월 윤석열 캠프의 돌고래·멸치 편가르기에서부터 만들어졌다. 

윤 캠프의 좌장 격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당시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 자란다"며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후보 중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윤 후보를 다른 후보들과 동등한 라인에 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가 "멸치와 돌고래에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 응수하며 설전이 벌어졌고 다른 당내 예비 후보들도 "누구는 돌고래고 누구는 멸치냐"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

후보 개인으로서는 'ㅇㅅㅇ', '엉덩이탐정'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보인다. ㅇㅅㅇ는 윤석열이란 이름의 초성을 표정으로 표현한 것이며  그의 인스타그램 소개란에는 'ㅇㅅㅇ'란 이름의 초성이 적혀 있다.  

또한 윤 후보는 지난 7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후 첫 게시글에 만화 캐릭터 '엉덩이탐정' 그림을 올린 바 있다. 게시글에는 한 어린이가 건넨 엉덩이탐정 그림과 함께 "너의 꿈을 아저씨도 믿어줄게"라는 윤 후보의 화답글도 함께 실렸다. 

지난 9일에도 윤 후보의 인스타그램에는 "그 엉덩이 탐정 아저씨 맞아요"란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윤 후보는 이날 상계동 노일초등학교 앞에서 노란색 조끼를 입고 교통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8.25 kilroy023@newspim.com

◆ '귤'만 붙이면 다 되는 원희룡...유승민의 유치타와 유랑드   

원희룡 후보 역시 야권 대권 주자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명 부자다. 

여의도 부캐(부캐릭터)를 여럿 선보이며 조선시대 룡왕, 아이돌연습생 희드래곤, 희룡부동산 사장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연기력의 호평과 별개로 인기를 얻고 있는 별명은 부캐의 이름이 아니다. 대신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별명은 '귤'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원 후보는 '귤'을 갖다붙이면 무엇이든 완성되는 마법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원 후보가 제주지사를 지내면서 제주 지역인 특산품인 '귤'을 활용하는 놀이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경선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귤희룡', '귤지사'로 많이 불렸다.

원 후보는 지난달 25일 국민 약속 비전발표회에서 경건한 배경음을 깔고 웅변을 하는 듯한 행보를 택하면서 귤과 할렐루야를 합친 '귤렐루야'란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부캐인 '희드래곤'과 연계해서는 '귤탄소년단'이라 불린 적도 있다.

귤을 인용한 별명 중 대세를 이루는 것은 '귤재앙'이다. 

원 후보는 지난 1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나는 00이다'의 빈칸을 채워 넣는 질문에 "저는 귤재앙이다. 네티즌이 붙여준 이름인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에서 다섯번 싸워서 다섯번 모두 이겼다. 민주당이 볼 때는 제가 재앙인 것"이라면서 "민주당 후보로 예상되는 이재명 후보에게 귤재앙의 신맛을 실컷 맛보여 주겠다. 민주당이 만들 수 없는 미래를 귤재앙이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원 후보가 자처한 귤재앙은 토론회 직후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등 호응을 얻었다. 귤재앙의 히트에 힘입어 원 후보를 귤이라 부르는 것에서 '한라봉'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유승민 후보 역시 별명을 갖고 있다. 한 팬카페에 따르면 그의 별명인 '유치타'는 "국민이 진가를 알아보게 될 때 급상승한다"는 의미로 설명된다. '유치타 이제 열심히 달리자', '오늘도 치타는 달린다'는 응원 댓글 역시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지지자는 유 후보를 '유랑드'로 부르기도 한다. 유랑드는 유승민과 나랑드사이드를 결합한 단어로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인 홍 후보의 '홍카콜라'를 대적하는 의미, 그리고 청량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 지지층이 사용하는 별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해 미소 짓고 있다. 2021.09.12 yooksa@newspim.com

◆ "J형 제발 나라 좀 구해줘"...최재형도 'J형' 별명 

이외에도 최재형 후보는 가수 나훈아 씨의 노래 제목 '테스형'을 패러디한 'J형'으로 불린 바 있다. 최 후보의 공보방 이름 또한 'J형 공보방'이다.

J형이란 별명은 지난 7월 초 최 후보의 지지모임 '별을 품은 사람들'이 "형이 나서서 화합과 희생의 정신으로 나라를 구해달라"요구하며 그를 J형으로 부른 데서 나왔다. 조대환 별을 품은 사람들 공동대표는 당시 "J형 제발 나라 좀 구해줘. J형 제발 우리 좀 구해줘"라고 외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대선 주자들의 별명은 인기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요소뿐 아니라 인지도, 노출 빈도를 높이며 선거 승리를 위해 간과할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네티즌이 모든 후보에게 별명을 지어주고 있지는 않다. 지난 15일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순) 후보가 1차 컷오프를 통과했지만 아직 확고한 수식어가 등장하지 않은 후보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별명이라 하면 홍준표 후보를 부르는 것들, 대선주자는 아니지만 이준석 대표를 부르는 '준스톤' 같은 단어부터 단연 떠오른다"며 "사실 후발주자들을 이 같은 별명과 애칭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캠프 자체에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해도 네티즌의 자체적인 움직임이 아니면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kime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사진
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