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장 마감후 정정증권신고서 공시 예정
코스피 상장 일정 한 달 가량 지연 전망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카카오페이가 또다시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빅테크 규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도 상장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변화된 규제환경에 발맞춘 혁신금융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자진해서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라며 "오늘 장 마감 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전면 시행됨에 따라 일부 금융상품의 비교 서비스 및 판매가 중단됐다. 이에 정정 증권신고서에는 해당 사항과 함께 상장 일정 지연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소법에 따라 판매를 목적으로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할 경우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카카오페이는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반려동물·휴대폰보험 등 일부 보험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전문 상담원을 통해 제공해왔던 '보험 해결사' 서비스도 지난 12일 중단했다.
카카오페이의 2020년 기준 사업 매출 비중을 보면, 결제서비스 71.95%, 투자·대출·보험 등 금융서비스 22.66%, 송금·전자문서 등 기타서비스가 5.39%를 차지한다. 이중 금융서비스가 지난 2018년 0.16%, 2019년 2.37%에서 작년 22.66%로 광폭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 비교 서비스 및 판매 중단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해 공모가 조정도 이뤄질 수 있다.
이번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의 요구로 지난달에도 한차례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가가격을 6만3000~9만6000원에서 6만~9만원으로 낮춘 바 있다.
이로써 상장 일정도 한 달 가량 더 연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10월 14일로 예정된 코스피 상장은 11월 초나 중순에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정정 신고서 제출로 카카오페이 상장은 당초 8월 예정에서 10월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정정 신고 때와 이번 카카오페이의 자진 정정 신고를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정 신고는 금융당국이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을 내세워 빅테크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비롯된 것으로, 다음 상장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나온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처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핀테크 기업도 앞날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보다 규모가 작은 핀테크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혁신금융을 추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