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시, 30일 이사회 열고 삼성 재정안 결의
내부 절차 완료되면 삼성 현지법인과 협정 추진
테일러 투자 유력 후보로..삼성 "아직 검토 중"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조만간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 지역을 결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신규 건설 지역으로 유력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삼성에게 파격적인 세금 혜택을 제안하고, 이를 위한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면서다. 테일러시는 내부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삼성전자와 세금감면 협정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0.10.28 photo@newspim.com |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일러시는 오는 30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들어설 특별구역의 재정 계획을 결의할 예정이다.
테일러시는 지난 8일 윌리엄슨 카운티와 합동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안을 결의한 바 있다. 이번 회의는 삼성에게 제공할 세금 혜택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내부 절차다.
결의안에 따르면 테일러시가 제공할 삼성전자 공장 부지는 독립교육지구(ISD) 내 약 56만㎡다. 현재 공장을 가동 중인 오스틴 공장 보다 4배 가량 넓은 것으로 전해진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가 이 곳에 오는 2026년 1월 31일까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18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경우 삼성이 처음 10년간 납부할 재산세의 90%를 돌려주고 그 다음 10년간 85%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테일러시는 재정 계획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와 세금 감면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계약 주체는 삼성전자의 미국법인인 삼성오스틴세미컨덕터(SAS)가 될 전망이다. 이르면 내달 중 테일러시의 자체 행정 절차는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유력 투자처로 손꼽히고 있다.
전날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와의 17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틴 공장과 가까우면서 전기·수도 공급이 안정적이고, 보조금 혜택까지 주어져 윌리엄슨카운티가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테일러는 오스틴과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어 오스틴 주변에 자리잡은 삼성 협력사와의 연계도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미 정부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공급사를 대상으로 현지 투자를 압박하면서 삼성도 투자 결정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미 백악관은 오는 11월 8일까지 글로벌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3대 고객 리스트와 예상 매출, 제품별 매출 비중 등 기밀사항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확충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테일러시가 삼성에게 제공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며 "최종 투자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와 오스틴을 비롯해 애리조나주의 굿이어와 퀸크리크, 뉴욕주의 제네시카운티 등 적어도 5곳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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