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휴대전화 행방 놓고 검찰에서 횡설수설
서울 잠실에서 휴대폰 신호 잡힌 것으로 알려져
휴대폰 확보 여부가 이번 수사의 분수령 될 듯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검찰이 최근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확보에 실패하면서 유력 증거들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이번 수사에 '키(key)'가 것으로 보인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신호를 추적한 결과 유 전 본부장의 거주지인 경기 용인시가 아니라 서울 잠실에서 신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달 29일 유 전 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확보에 실패했다. 일각에선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 창밖으로 휴대전화를 던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수사팀이 주거지 내외부 CCTV를 확인한 결과 압수수색 전후로 창문이 열린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이 체포된 이후 검찰 조사과정에서 압수수색 전날 창밖으로 던졌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휴대폰 판매업자에게 맡겨놓았다고 했다"면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총괄하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들에게 큰 수익이 돌아가도록 수익금 배당 구조를 짠 혐의를 받고 있다. 2021.10.03 yooksa@newspim.com |
서울 잠실에서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것으로 알려진 이후 현재 신호가 끊어졌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윤 전 본부장 휴대전화 확보 등과 관련 "현재 추가적인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가 '윗선'의 개입 여부를 규명할 열쇠라는 점에서 신속한 확보와 포렌식 작업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 전 본부장이 주고받은 각종 SNS 메시지, 통화기록 등이 휴대전화에 있는 만큼 확보 여부에 따라 수사의 진척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의자의 휴대폰 확보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건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이라며 "(유 전 본부장의) 휴대폰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뇌물 8억원 수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 3일 밤 구속됐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 정모씨로부터 3억원, 지난 1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등 총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사 '성남의뜰' 주주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은 행위를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한 이유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과도한 이득이 가도록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 검찰의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업무상 배임' 수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차원을 넘어 성남시, 성남시 고위관계자,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