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를 개인의 놀이터로 여기는 복무기강 해이"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에스알(SR) 견습기장이 탑승객 300여명의 목숨을 담보한 위험천만한 단독 운전을 진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국회의원(광주북구갑)은 12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3월 20일 SRT 제606열차(광주송정→수서) 운행 당시 교관기장의 지시로 견습기장이 단독운전을 진행했다"며 "같은 시각 교관기장은 객실장과 견습기장 모르게 미승인 외부인을 후부운전실에 탑승시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SRT 수서역에 추석명절 SRT승차권 비대면 예매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1.09.07 pangbin@newspim.com |
300명의 탑승객은 강풍주의보가 내려 악조건의 기후에서 '견습기장 단독운전'을 모른 채 1시간55분 동안 자신도 모른 채 목숨을 담보 잡혀야 했다고 조 의원은 지적했다. 특별한 사고는 없었지만 견습기장의 연습운전에 동원된 셈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견습기장의 교육을 맡은 교관기장은 운전실 탑승 승인절차를 무시하고 미승인 외부인인 배우자를 후부운전실에 태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객실장조차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승차 과정에서 외부인의 탑승을 목격한 탑승객의 신고로 발각됐다. 민원접수 후에도 교관기장을 포함한 센터장까지 단순히 상황 공유만 됐을 뿐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철도안전법 제21조의 2는 철도운영자 등은 운전면허를 받지 않거나 실무수습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을 철도차량의 운전업무에 종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같은 법 제47조는 운전실, 기관실 등 여객출입 금지장소에 미승인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SR의 '윤리규정' '운전작업내규'도 직무수행과 안전관리 등을 위해 해당 행위를 금지한다.
SR은 교관기장을 정직 2개월 징계처분 했지만 이를 전파받고도 방관한 센터장과 견습기장을 '불문경고'하는 데 그쳤다고 조 의원은 지적했다. 또 승객의 안전과 객실을 총괄해 책임지는 중간관리자인 객실장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수수방관 했지만 '주의' 처분을 받는데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번 사건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해야하는 고속열차를 개인의 놀이터쯤으로 여기는 심각한 복무기강 해이에서 비롯됐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발 방지와 더불어 안전한 운행 시스템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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