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상반기 매출 40% 결제사업에서 담당
2016년 인수한 PG시장 1위 KCP 효과 '톡톡'
간편결제 '페이코' KCP와 시너지로 성장
순이익은 게임사업에 편중..수익성 개선 과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NHN이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면모를 굳혀가고 있다. 게임을 넘어 결제, 커머스, 클라우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새 판을 짜고 있는 가운데 결제 사업 성장이 가장 도드라진다. 비대면 결제 수요 증가와 향후 늘어날 여행·숙박 수요로 당분간 NHN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NHN은 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단순 결제에서, 금융·생활·공공의 영역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NHN이 빅테크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아직까지 게임에 편중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정우진 NHN 대표가 지난 8월 2일 창립 8주년을 맞이해 그룹사 임직원이 함께하는 'VISION 10'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제공=NHN] |
18일 NHN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결제사업부문은 NHN 매출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6월말까지 NHN이 거둔 매출 9216억원 중 결제사업부문 매출은 3774억원로 40.95%다.
NHN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게임부문 매출은 2413억원(26.19%), 웹툰·음원 등 기타사업부문은 3028억원(32.86%)이다.
지난 2013년 네이버와 분할 후 한동안 정체성 혼란에 빠졌던 NHN은 결제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빅테크'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 8월 창립 8주년을 기념해 연 'VISION 10' 행사에서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Top-tier)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NHN 결제사업 중심에는 지난 2016년 NHN이 인수한 NHN한국사이버결제(NHN KCP)가 있다. 한국사이버결제는 NHN페이코가 41.17%의 지분을 보유한 NHN의 손자회사다.
KCP는 전자결제대행(PG) 시장 업계 1위 사업자로 NHN 결제사업부문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KCP의 매출액은 3498억원으로, NHN 결제사업 매출의 93%를 책임졌다.
KCP의 PG사업은 지난 6월말 신용카드거래액 기준 24.1%로 업계 1위,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은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확보하고 있다.
KCP의 전망은 앞으로가 더 좋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했고, 해외 거래처 공략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애플, 테슬라 등을 고객사로 확보한 KCP는 지난 2분기 처음으로 해외 고객사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고객사는 맞춤형 결제 시스템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개발 기간만 1년 이상 걸리고 한번 마스터 PG 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장기간 거래가 가능하다"며 "따라서 독점적인 지위가 유지될 수 있어 수익성이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위드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안착되고 백신 접종자 수가 늘어나면서 여행·숙박 결제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최근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인한 관련 매출 역시 성장할 전망이다.
페이코 결제 단말기 [제공=NHN] |
KCP의 성장은 NHN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페이코'의 성장에도 좋은 영양분이 되고 있다. 페이코는 NHN이 지난 2015년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가입자수(고객) 뿐만 아니라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도 많아야 한다. 고객이 쇼핑몰과 같은 가맹점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를 할 수 없다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NHN은 KCP가 보유한 가맹점에서 페이코 결제가 가능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페이코는 1100만명의 가입자와 18만곳 이상의 오프라인 가맹점, 20만곳 이상의 온라인 가맹점을 확보했다.
두 회사의 공동 사업도 활발하다. QR코드를 사용해 주문과 결제를 하는 '페이코오더'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9년 출시한 이 서비스는 비대면 결제 수요가 늘며 가맹점 7만여 곳을 확보했다. 페이코는 KCP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결제를 넘어 금융, 생활, 공공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NHN이 결제사업을 필두로 한 핀테크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NHN 결제사업부문은 40%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지만, 순이익 비중은 3%에 그친다. 지난 6월말 기준 결제사업부문 순이익은 14억원으로, NHN 전체 순이익(390억원)의 3.62% 수준이다. KCP가 164억원의 순이익을 남겼으나 나머지 손실이 페이코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NHN 순이익은 아직까지 게임부문에서 나온다. 총 순이익의 93%(364억원)가 게임부문 몫이다. NHN은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게임사업 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NHN 관계자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여행·숙박객의 증가, 온라인 쇼핑·비대면 결제 시장 확대로 KCP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페이코는 올 2분기 현재 이용자 1100만 명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페이코 라이프'를 향후 개인의 라이프를 담아낸 금융으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