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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캠프, '전두환 실언'에 망연자실..."정치적 판단과 법적 차이 혼동"

기사입력 : 2021년10월20일 09:53

최종수정 : 2021년10월20일 09:53

"당원들 앞에 가면 실언...정무감각 우려"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전두환 씨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그의 역사관과 정치 철학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캠프는 "윤 후보가 정치적 판단과 법적 판단의 차이를 혼동한다"며 후보의 잦은 실언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윤 후보는 전날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를 잘 했다는 말하는 분들도 있다"며 "그것은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캠프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0.11 kh10890@newspim.com

해당 발언은 대통령이 되면 세부 업무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자신은 시스템 관리를 하며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나왔다. 본인의 인사 정책 기조를 설명하면서 전 씨가 김재익 전 경제수석에게 경제 정책 전권을 준 것을 예시로 조직 관리를 설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독재자 전 씨에 대한 섣부른 긍정 평가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후보가 자꾸 당원들 앞에 가면 그런다"며 "언어 습관이 자꾸 예를 드는 건데,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매우 좋지만 예시를 선정하는 방법에서 정무 감각이 동원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적 판단과 법적 차이를 혼동하는 게 아닐까 한다"며 "정치적 판단은 내용과 상관없이 뉘앙스, 분위기에 따라 (전달되는 의도가) 많이 갈리는데 논리적으로 맞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이 발언은 히틀러를 언급한 것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며 "히틀러도 잘 한 게 있지 않나. 선동을 아주 잘했다. 국가적 에너지를 나쁜 데 썼을 뿐이지 국가적 에너지를 모으는 건 아주 잘했다. 히틀러도 유태인 학살과 전쟁을 일으킨 것 빼고는 잘 했다"고 비유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전두환이 히틀러 아닌가. 거기서 판단이 작동해야 하는데 아직 검사 (시절 마인드)"라고 개탄했다.

이 관계자는 '레드팀 가동' 등 캠프 차원의 대책 마련에 대해선 "레드팀은 없었다"며 "경선 캠프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후보의 의사를 따라가야 한다"며 참모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당원들, 지지자들을 만난 현장에서 자꾸 (실언이 나와) 문제"라며 "지지자들이 현장에서 호응을 해주니까 이상한 걸 잘 못 느끼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그는 '후보의 유감 표명' 여부에 대해선 "캠프 차원에서 설득 중"이라면서도 "어제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 한 걸로 오해가 해소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오월 영령에 헌화·분향을 하고 있다. 2021.10.11 kh10890@newspim.com

이후 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 씨 옹호 논란에 대한 해명을 이어갔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유감 표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윤 후보는 "어제 제가 하고자 했던 말씀은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며 "대통령이 만기친람 해서 모든 걸 좌지우지하지 않고 각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이 능력과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서 국정을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서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다. 저의 역사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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