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전투원을 기소없이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계속 억류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법의 애밋 메타 판사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중인 아사둘라 하룬 굴의 인신보호와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원이 관타나모 수감자의 불법 구금 주장을 다시 인정한 것은 최근 10년만에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굴의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법치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승리이며 미국 정부에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일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굴은 미군에 저항하는 아프간의 알카에다와 연계된 전투원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2007년 체포됐다.  미국 정부는 굴에 대해 구체적인 혐의를 적용하거나 기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타나모 수용소에 계속 수감해왔다. 

쿠바 관타나모 만에 위치한 미 해군 기지내에 위치한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관련자와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일부 포로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이용돼왔다. 미국 정부는 관타나모가 역외에 위치해 있어 미국 법률 적용의 사각지대라는 점을 활용해 불법 구금과 고문 등을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관타나모의 수감자는 한때 800명에 달했으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상당수를 석방했고, 현재는 39명이 수용돼 있다.  

아프간전 종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정부는 이달초 관타나모 수감자 39명 중 13명을 각자의 고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고, 굴도 이에 포함된 바 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된 아프간인은 2명이다.  

관타나모 수용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