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복지위로 회부, 90일 이내 심사 마쳐야
일반병동 등 간호사 1인 담당 환자 수 축소가 핵심
의료연대본부 "관련 후속 조치 조속히 시행하라"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고질적인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해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동의 청원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를 받게 됐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5일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 축소에 관한 청원'(간호인력인권법)이 국회 소관위원회 회부 기준인 10만명 동의 조건을 채웠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청원이 시작된 지 29일만이다. 이에 해당 청원은 소관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국회법상 제기된 지 30일 이내 10만명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정식으로 회부돼 입법 심사 과정을 거친다. 상임위는 회부된 날로부터 90일 이내 심사를 마쳐야한다.
간호인력인권법은 일반병동과 특수부서 등에 간호사 1인당 담당할 환자 수를 제한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의료법은 간호사 1명이 12명의 환자를 간호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강제·처벌 조항이 없어 정작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대한간호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호사 1인당 평균 환자 수는 16.3명이다. 간호사 1명이 환자 30~40명을 돌보는 병원도 적지 않다. 간호사 1인당 평균 5.3명의 환자를 돌보는 미국이나 스위스(7.9명), 영국(8.6명) 등과 비교하면 2~3배 많은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축소하라는 내용의 '간호인력인권법' 국민동의청원이 25일 1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2021.10.25 filter@newspim.com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 캡처] |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인력인권법은 근무 장소에 따라 간호사 1인당 담당해야 할 환자 수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일반 병동은 병원 종별과 관계없이 환자 12명당 간호사 1인 이상이 담당하지만, 중환자실·신생아 집중치료실·관상동맥환자 집중 치료실은 환자 2명당 간호사 1명 이상이 돌본다.
외상 응급실은 환자 1인당 간호사 1명, 수술실은 환자 1인당 간호사 2명이 배치된다. 응급실과 소아과 병동, 산모 분만실의 경우 환자 4명당 간호사 1명 이상이 담당한다. 이를 지키지 않는 의료기관에는 징역과 벌금이 부과되는 처벌조항이 포함됐다.
간호인력의 임금 등 처우개선을 위한 내용도 담겼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간호인력의 임금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매년 지역별·직종별 임금 현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개선안과 임금 기준안을 제시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폭언·폭행·성희롱 등을 간호활동 침해행위로 규정하고, 피해자 치유와 권리회복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했다.
간호인권인력법이 국회 심사를 받게 되자 의료연대본부는 "이제 국회가 응답해야 할 차례"라며 "10만명의 목소리가 무로 돌아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는 관련한 후속조치를 빠르게 시행하고,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은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와 함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요구를 비롯해 보건의료 및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관련된 5대 요구를 걸고 오는 11월 11일 총파업 총력투쟁에 나설 예정"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대선후보들이 관련한 정책들을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캠페인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filt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