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밝힌 고(故) 김학순 할머니에 대한 부고 기사를 25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이번 부고 기사는 NYT가 창간된 1851년 이후 사망 당시 제대로 주목하지 못했던 이들에 대한 상세한 부고 기사를 다시 게재하고 있는 기획물 '간과된 사람(Overloodked)'의 일환으로 실렸다.
[뉴욕타임스 사이트 캡처] |
기사는 지난 1991년 8월 14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됐던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회견 내용과 상황을 상세히 전달하며 시작된다.
신문은 김 할머니가 성폭행 피해자라는 수치심과 침묵을 깨고 17살에 중국의 위안부 수용소에 끌려가 매일 수많은 일본군들에 의해 성폭행 당해야 했던 끔직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세계에 공개했다고 전했다.
NYT는 위안부 출신으로 처음으로 공개된 김 할머니의 강력한 언급은 일본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또 지금까지도 부인하는 역사를 생생하게 밝혔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193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일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20만명에 이르는 여성들을 꾀어내거나 강제로 군대 강제 위안부 시설로 끌고갔으며 이는 국가가 주도한 성노예 범죄 사례 중 역사 상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 할머니는 최초 폭로 회견이후 6년만인 지난 1997년 폐질환으로 별세했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에선 238명의 여성들이 위안부 피해 사실을 밝혔고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호주와 네덜란드 등에서도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고 NYT는 설명했다.
신문은 지난 1998년 전쟁 위안부 보고서를 통해 이를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게이 맥두걸 전 유엔특별보고관이 최근 컨퍼런스에서 "내가 보고서에 쓴 어떤 것도 김 할머니의 30년 전 직접 증언이 미친 영향력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한일 관계를 연구해온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교수도 NYT에 "그녀는 20세기에 가장 용감한 인물 중 하나"라면서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회견이 역사학자들이 증거 문헌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시키도록했고, 유엔이 이를 전쟁 범죄로 규정하도록 이끌었다고 말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