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 "갑질 조사 최우선...11월 말 완료"
[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전시청 9급 신입 공무원의 유족이 26일 허태정 대전시장과 시 감사위원회에 관련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유족 측은 이날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가 이미 특정됐는데도 대전시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가 늦어져 하루 빨리 징계절차를 촉구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 A씨의 어머니는 "A가 지난 7월 부서 이동 후 3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직속 상사와 부서원들의 무시와 집단 따돌림, 부당한 지시와 불합리한 업무분장, 투명인간 취급하며 상사가 마실 커피와 차를 타라고 해 자존감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시청 한 9급 공무원의 어머니(왼쪽)가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된 아들 사진을 공개하며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10.26 memory4444444@newspim.com |
유족 측은 대전시 감사위원회가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장례 후 3주 만에 만날 수 있었던 대전시 감사위원회는 저희에게 '다른 일이 많아서 늦어도 올해 안에는 감사를 완료하겠다. 우리는 조사만 하는 사람이다. 유가족들 요구사항은 다른 채널을 통해 이야기 해라. 유가족 요구사항을 윗선에 전달해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감사위원회에서는 유가족에게 다른 채널을 통해 이야기 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무책임한 모습만을 보여줬다"며 " 답답한 마음에 제가 그럼 우리가 연락할 수 있는 다른 채널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감사위원들은 이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들의 장례식장에 온 허태정 대전시장이 '억울함이 없게끔 처리하겠다. 유족이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저는 눈물 흘리며 한 그 약속을 믿고 있었다. 시장이 약속한 것과 달리 제 아들의 죽음을 유야무야 넘기려는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이기심은 버리고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서로를 돌아볼 수 있게끔 시청 내에 작은 추모비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시청 한 9급 공무원의 어머니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6 memory4444444@newspim.com |
이 사건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디라이트(D'Light)는 향후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속한 가해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디라이트 관계자는 "대전시의 미온한 대처를 보며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조사할 최소한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유가족과 고통을 함께 하며 그 억울함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감사위 관계자는 "다른 업무에 우선해서 갑질 조사를 최우선으로 두고 매진해서 오는 11월 말까지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조사는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되지 않도록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월 29일 조사를 시작해 숨진 공무원이 근무한 부서와 참고인 조사로 타 부서 직원도 함께 병행 조사 중이며 절반 정도 진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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