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미국에서 남자와 여자가 아닌 제3의 성별을 뜻하는 'X'를 표기한 여권이 최초로 발급됐다.
미국 여권. [사진=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히며 "오는 2022년 초에 필요한 여권 발급 시스템과 신청서 업데이트를 완료하고 모든 정기 여권 시청자에 이러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뚜렷하게 구분하는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non-binary·논바이너리), 간성(intersex), 생물학적 성에 불응하는(non-conforming) 사람들이 여권이나 해외출생 영사보고서(CRBA)를 신청할 때 보다 넓은 선택권을 주기 위함이다.
국무부는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정책들을 업데이트하고 있다"면서 "국무부는 다른 정부 부처·기관들과 협력해 모든 여권 소지자들이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원활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번 여권 발급을 계기로 LGBTQI+를 포함한 모든 국민의 자유와 존엄, 평등을 증진하고자 하는 국무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LGBTQI+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간성 등 성소수자를 일컫는다.
제시카 스턴 미 성소수자 인권 특별대사는 "진정한 정체성을 반영한 문건을 얻게 된다는 것은 더 큰 존엄성과 존중을 갖고 살아간다는 의미"라며 환영했다.
국무부는 현재 발급된 'X' 성별 표기 여권이 얼만큼 되는지 공개하지 않았으나 AP통신이 인터뷰한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데이나 짐(63) 씨는 여권 발급을 신청했다고 알려왔다.
그는 간성으로 스스로를 남성이나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중성(gender neutral)으로 소개해온 그는 지난 2015년부터 여권발급을 놓고 국무부와 법정공방을 이어왔다.
그는 그동안 여권신청 성별란에 거짓말을 강요당했던 것이 괴로웠다며 새 여권을 받길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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