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15일 오후 5시02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기업 최초로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장'을 완수한 운동화 회사 올버즈(종목명: BIRD)의 주가 향방을 둘러싸고 관심이 쏠린다. 올버즈는 나이키에 필적하는 수익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버즈 제품 설명 [사진= 회사 웹페이지 갈무리] |
올버즈는 이달 3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공모가 15달러 대비 92.6% 높은 28.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버즈의 상장이 눈길을 끄는 것은 'SPO(지속가능성 원칙·목표)'라고 불리는 프레임워크를 통해 ESG 인증을 받은 회사라는 점이다. 기관투자자와 전문가가 개발한 SPO는 제3자가 ESG 활동을 심사해 환경이나 거래처, 직원 배려 등에서 합격점을 받은 경우에 인증된다.
2016년 설립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올버즈는 울이나 사탕수수, 유칼립투스, 게껍질 등의 천연 소재를 사용한 운동화와 의료품을 판매한다. 판매처는 전 세계 35개국으로 다양하다.
회사 운동화 제작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켤레당 7.6kg으로 일반 운동화보다 40% 적다.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하고 올버즈 운동화를 신은 것으로 유명하다.
올버즈의 수익성은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앞선다. 올버즈의 매출총이익률은 최근 2년 평균 51.2%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각각 44.1%, 50.8%다. 다만 작년 최종 손익은 2586만달러 적자(2019년 1452만달러 적자)이고 영업현금흐름도 '마이너스'다.
올버즈가 대형 스포츠 의류회사를 앞서는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조달에 있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신발 밑창과 끈, 발을 덮는 소재 등 부자재 종류가 적어 조달 경로가 간소하다. 물품 운송은 환경 부하가 적고 가격이 저렴한 선박을 중심으로 한다.
당장의 손익 자체는 판매·관리비 때문에 적자이지만 향후 환경을 염두에 둔 상품의 소비가 확산되고 사업이 커지면 광고나 출점과 관련한 투자는 저절로 줄어 흑자화 확률은 높아진다. 한 기관투자자는 '미래를 봤을 때 이익이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출자를 결정했을 정도다.
올버즈의 미래 수익성을 놓고는 밝은 전망이 나오지만 당장의 투자 여부를 고심하는 월가에서는 유보적인 견해가 많다. 회사가 환경 소재 개발을 우선해 흑자 전환이 미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당장은 현금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주주환원과는 거리가 먼 방침을 내놓은 까닭이다.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투자자들은 환경 등 공익 우선 방침을 밝힌 올버즈가 흑자 전환할 때까지 옆에서 팔짱을 끼고 지켜볼 것"이라며 회사의 재무 상태를 볼 때 브랜드 기대감에 부응하는 실적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논평했다.
이런 견해를 반영하 듯 현재 올버즈의 주가는 지난주 12일 기준 21.15달러로 공모가 대비 상승폭을 상장 첫날 약 93%에서 41%로 대폭 낮췄다. 상창 젓날 이후 주가는 거듭 하향세를 그리는 양상이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