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 차관들이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서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던 계획이 돌연 무산됐다. 이에따라 한국과 일본 외교 차관이 불참한 채 미국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홀로 회견에 나서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셔먼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에서 3자 회의를 가진 뒤 공동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당초 국무부는 한일간의 갈등을 중재하면서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3국간 긴밀 협의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이번 회의와 회견 일정을 추진했다. 특히 이날 회동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정부 출범이후 첫 한일 외교차관 회동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3자 회의를 마친 뒤 이날 예정된 회견장에는 셔먼 부장관만 모습을 드러냈다.
셔먼 부장관은 "이전에 그랬듯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계속 해결해야할 양자 간 이견이 일부 있었다"면서 "그런 이견 중 하나가 오늘 회견 형식 변화에도 영향을 줬다"고 해명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갖고 있다. 2021.11.17 [사진=외교부] |
한일 외무차관 사이에 어떤 이견으로 공동기자회견까지 무산시켰는 지는 즉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놓고 한일 정부가 여전히 맞서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하야시 요시마사 신임 일본 외무상도 지난 11일 취임 회견에서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과거사 문제 해결책은 한국이 내놓아야 한다는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한편 셔먼 부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에서 아주 건설적인 협의를 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도 한일과의 협의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면서 "계속된 협의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으며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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