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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도 없었는데, 화가 납니다"…전두환 사망에 시민들 '싸늘'

기사입력 : 2021년11월23일 14:28

최종수정 : 2021년11월23일 14:28

광주시민들도 "정의의 심판 받아야 하는데, 허무하고 억울해"

[서울=뉴스핌] 강주희 최현민 박성준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이 전해진 23일 시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민들은 일제히 "사과도 하지 않고,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죽은 것에 화가 난다"고 입을 모았다.

주부 김지혜(36) 씨는 이날 "죽는 순간까지 국민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 사과도 안 하고, 추징금도 안 내고, 양심도 없는 것"이라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 사람이 오래도 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취업준비생 김유진(28) 씨는 "내 기억 속 전두환 씨는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국민들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지 않냐"며 "그 시절 역사를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우리 또래나 이후 세대에도 전 씨는 결코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향년 90세로 사망한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11.23 mironj19@newspim.com

또 다른 취업준비생 최호준(29) 씨는 "누구나 공과가 있다고 하지만 전두환은 공은 거의 없고 과가 더 큰 것 같다. 무력으로 국민을 학살한 건 아무리 공이 크더라도 상쇄할 수 없다"며 "사과해도 용서받지 못하는데 사과조차 안하고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은 게 너무 화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남우현(36) 씨는 "어릴 적 동네 어르신들이 전두환 보고 '죽일 놈, 죽일 놈' 했는데 그런 사람이 가니 어안이 벙벙하고 허무한 느낌"이라며 "광주 시민들 입장에선 단죄를 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인데, 광주 시민들과 자식들 먼저 보낸 어머니들 속은 어떻겠냐"고 반문했다.

남 씨는 "어릴 적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서있는 걸 봤는데 그때 단죄를 받아야 했다. 법의 심판을 계속 받아야 할 사람"이라며 "무고한 시민들 죽이고, 수천억원 착복하고선 29만원 밖에 없다고 하는데, 전두환은 죽어서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의 상처를 안고 있는 광주 시민들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허무함을 내비쳤다.

광주 시민 고재옥(50) 씨는 "속 시원하기도 하고, 아직 재판 중인데 벌써 가느냐는 생각도 있다"며 "정식 재판 결과가 나와서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죽어버려서 재판이 안 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노태우의 경우 본인은 아니더라도 자식들 보내서 몇 차례 용서를 구한다고 한 것도 있는데 전두환은 안 그랬다"며 "결국 이렇게 묻혀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끝까지 사과는 안하고 가니 허무하고 억울하다"고 강조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故 전두환 전 대통령. 2021.08.09 kh10890@newspim.com

광주 출신 윤하나(40) 씨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느낌인데, '전두환 사망'이라는 글자를 보고 그 사람의 과거 모습부터 지금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기분이었다"며 "그러면서 드디어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전두환은 내란죄 그 이상의 죄가 있는 사람이다. 죽기 전에 국민에게 특히 광주 시민에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해도 용서받지 못할 사람인데 반성도, 사죄도 없이 가버렸다"며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와 상처를 남긴 것이고, 죽음으로도 광주 시민을 분노하게 한 것"이라고 분개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의 국가장 여부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주부 정지나(38) 씨는 "5·18 학살자가 오래도 살고 이제 죽었다는 느낌"이라며 "끝까지 미안하다다거나 반성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 국가장은 무리다. 국민정서상 국가장 한다고 하면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숙(68) 씨도 "처벌받는 것 보고 싶었는데 결국 재판도 안 끝나 제대로 처벌도 안 받고, 사과도 안하고 갔다"며 "국가장은 절대 안 된다. 그런 범죄자한테 예우를 왜 해주나. 지옥에 가야 한다"고 했다.

대학원생 이강원(27) 씨 역시 "공과를 논하는 것 자체가 과를 공으로 덮으려는 시도 아닌가"라며 "국가장은 절대 안 된다. 내란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사면을 통해 나온 것인데,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자택에서 향년 90세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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