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과정서 사기 혐의…1심 무죄 → 2심 징역 3년6월
재판부 "공범의 기망 의도 알고 용인…죄질 좋지 않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돈세탁 창구'로 의심받았던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의 전 대표이자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원장 이모(55) 씨가 인수 과정에서 벌인 사기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부장판사)는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심에서 증거관계를 다시 살펴본 결과 피고인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하는 첫 단계서부터 옵티머스 고문 박모 씨(2019년 사망)와 공모하면서 인수거래 당사자로서 주식매매계약이나 투자 유치 합의, 공동경영계약까지 일련의 계약을 다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당초 피해자와 약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등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원심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힘들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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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고인은 인수 주체로서 중요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할 동기나 권한이 있었고, 2018년 6월 19일 공동경영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는 적어도 박 씨의 기망 의도를 알고 용인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충분하다"며 "피고인은 박 씨의 강압이나 폭력에 따라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볼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와 한 5월 17일자 약정 계약은 그 내용이 모호하다고 판단해 6월 19일 공동경영계약 이후의 범행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당초 기소했던 편취금액 287억원 중 223억원 부분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기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그 책임을 사망한 공범 박 씨에게 전가하고 있고 합의금 지급도 미루고 있다"며 "범행의 경과, 편취 액수의 규모, 범행 후 태도,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을 봤을 때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곧바로 법정 구속했다. 이 씨는 "치료해야 할 환자가 밀려있으니 처리할 시간을 좀 주시면 안되겠느냐"고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오늘 이미 영장을 발부했다. 급히 정리할 일이 있는 부분은 구속 집행정지 신청 등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씨는 2018년 조폭 출신 사업가이자 옵티머스 고문 박 씨와 공모해 사업가 A씨를 상대로 해덕파워웨이 공동인수 또는 경영참여 대가로 자금을 투자하면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6월 19일엔 '60억원을 포함해 총 287억원을 투자하면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인이 추천하는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공동경영권을 부여하겠다'며 '이후 나머지 잔금까지 총 360억원이 지급되면 해덕파워웨이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씨 등이 같은 해 7월 16일 실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전 회장이 제시한 선임안을 전부 부결시키고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경영권을 취득하는 등 A씨의 자금 287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이 씨를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이를 주도한 것이 박 씨였다고 판단하고 이 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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